고수온 파도 아래 ‘해파리와의 사투’ [D:로그인]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07.10 16:51  수정 2025.07.10 16:52

불볕 더위에 바다 수온 5~6일 새 2~4℃ 급상승

고수온, 플랑크톤 증가…해파리 서식 환경 조성

해파리 대량발생 올해부터 자연재난 신규지정

해수부, 해파리 제거·수매 작업 실시

부산 수영구청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선박을 동원, 해안선으로부터 바다 방향 100m 구간에 해파리 유입 방지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전국 곳곳의 해수욕장이 문을 열며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고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한 바다는 해수욕 관광객들을 후덥지근한 더위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준다. 그런데 넘실거리는 파도 아래 투명하고 물컹한 촉감의 해파리가 등장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바다 곳곳을 습격하며 해양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해파리는 어민에게도, 해수욕장 이용객에게도 결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심각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결국 정부는 올해부터 해파리 대량 발생을 자연재난으로 지정하고 해파리 폴립 제거, 해파리 제거·수매 작업 등을 통해 해파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해파리 개체 급증…해파리 웹 신고 ‘84건’


보름달물해파리 출현율.ⓒ국립수산과학원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서 해파리 개체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7일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의 해파리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경기, 전남북, 경남, 부산, 울산, 경북, 강원 등에 출현한 보름달물해파리는 44%에 이른다. 불과 일주일 전인 6월 26일(34.9%) 대비 9.1% 늘었다.


인천, 전남, 경남, 부산, 경북, 제주 등에 출현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9%로 증가했다. 지난달 26일(7.0%)과 비교해 2.3% 늘었다.


해파리 웹 신고 역시 급증했다. 지난달 26일부터 7월 2일까지 접수된 전국 해파리 신고건수는 보름달물해파리는 44건, 노무라입깃해파리는 8건, 커튼원양해파리 8건, 관해파리류·두빛보름달해파리·야광원양해파리·빛해파리류 1건 등 총 84건이다.


문제는 해수욕장 개장과 맞물려 해파리 유입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수과원은 향후 경남 연안 및 전남북 등에 보름달물해파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제주, 남해 연안에서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양수산부는 해파리를 발견했을 때 즉시 신고할 수 있는 ‘해파리 신고 웹’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고수온, 연안개발 원인…쏘임, 어업 피해 발생


고수온 특보 발표 해역.ⓒ해양수산부

이 같은 현상은 바다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플랑크톤이 늘어나는 등 해파리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해양 환경이 조성된 데에서 비롯됐다.


수과원은 올 여름 우리 바다의 고수온 경향이 빠르고,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폭염의 영향으로 서해, 남해 중·서부 및 제주 연안의 수온은 불과 5~6일 사이에 일 평균 수온이 2~4℃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관측소의 지난달 28일과 7월 3일 일평균 수온 변화는 ▲서산 창리 23.0℃→25.9℃ ▲제주 중문 22.1℃→25.6℃ ▲여수 신월 23.5℃→26.8℃ ▲남해 강진 22.3℃→25.6℃ 등이다.


수과원 관계자는 “10년 추이로 보면 해파리 등장은 전체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올해는 2~3월에 수온이 낮아 해파리 개체수가 늘어난 시기도 지연됐으나 양적으로는 많이 늘었다”며 “수온 상승, 연안개발로 인한 환경오염, 해파리를 먹이원으로 이용하는 개체 수 감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해파리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의 해파리 쏘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해파리에 쏘일 경우 부종과 발진, 오한, 근육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어민들의 생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파리 떼로 인해 그물망 등 어획장비가 훼손되거나 어류 폐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자연재난 지정, 해파리 폴립 제거로 사전 차단


보름달물해파리 제거 작업.ⓒ해양수산부

정부는 해파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해 7월 재난안전법 시행령 개정으로 해파리 대량발생을 자연재난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지난 9일 해파리 대량 발생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해 발령한 바 있다.


앞서 3~6월에는 해파리 폴립 조사 및 제거 사업을 추진했다. 폴립은 해파리의 부착유생, 무성생식을 통해 복재폴립을 만들고 봄에 부유유생(해파리)으로 성장해 해류를 따라 이동하며 성체로 성장하며 인공 해양구조물 등에 부착하는 특성이 있다.


해파리 폴립 제거 사업은 보름달물해파리 부착유생이 고밀도로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을 조사하고, 해수 분사 작업 등을 통해 폴립이 해파리 성체로 성장하기 전 제거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름달물해파리의 대량발생을 폴립단계에서 사전에 차단해 해양생태계 개선 및 어업 피해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파리 구제작업도 실시하고 있다. 해파리 구제작업은 해파리 위기경보 ‘주의’ 발령 시 각 관할 지자체에서 이뤄진다.


해파리 제거 방식은 ▲어선에 부착된 3겹의 절단망을 차례로 관통하면서 조각내 해상 배출 ▲어구(인망)에 포획된 해파리를 선박으로 끌어 올려 분쇄 후 해상 배출 등 두 가지다. 또 조업 중 어선에서 인양된 해파리 수매도 실시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파리 제거를 통한 지속가능한 어장환경을 조성하고, 어업인의 소득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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