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주 또 역대 최대 실적 기록…새정부 규제 속 마지막 트로피?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7.03 16:21  수정 2025.07.03 16:45

상반기 순익 10조원 육박할 듯

예대차에 규제 막차 수요까지

하반기 대출 옥죄는 정부 '촉각'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10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각 사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10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기에도 견고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트로피를 받아 들었지만, 새 정부의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이번이 마지막 최대 실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등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9조884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1% 증가한 3조3052억원을 달성하며 실적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신한금융이 2조9193억원, 하나금융이 2조1990억원으로 각각 5.3%, 5.0% 성장할 전망이다.


유일하게 우리금융의 경우 18.5% 감소한 1조4614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견고한 이자이익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3.50%에서 2.50%로 하향조정했지만, 은행들은 예대마진 확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자금조달 비용은 줄었지만, 대출 수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하 폭은 제한적이었다.


실제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지난 5월 국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54%포인트(p)로, 지난 4월을 제외하고 10개월째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이달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가 몰린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규제 시행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이 몰리면서 상반기 막판 가계대출 잔액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은 기존 DSR 산정 시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대출한도를 더욱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제도다.


차주 입장에서는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규제 시행 전 대출을 서두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에도 업계에서는 상반기 실적을 정점으로 하반기부터는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강력한 규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정부는 올 하반기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당초 계획의 50%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또한 정책대출 공급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 총량을 억제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금리를 올리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수요를 줄여 총량을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출금리 인상이 오히려 은행 수익 방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출 자산의 양적인 성장은 제한되더라도,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은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금리 환경이나 대출 수요 등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지며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정부의 강력한 총량 규제로 인해 양적 성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둔화와 맞물려 연체율이 상승할 경우 수익을 상쇄할 수 있어 하반기에는 건전성 관리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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