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아동이 차 안에 홀로 남겨졌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은 자동차 열사병 사망 기록을 수집하는 '어린이-자동차 안전협회'의 집계를 인용해 올해 들어 미국에서 아동 9명이 자동차 안에서 열사병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중 6명은 이른 폭염으로 미 동부 지역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한 6월에 사망했다.
지난해 이런 식으로 차 안에 남겨졌다가 사망한 아동은 미 전역에서 39명이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 53명씩 사망한 바 있다.
미국 아동보호단체들은 아동의 경우 어른과 달리 차 안에서 순식간에 열사병으로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실외 온도가 높지 않아도 차 안에서는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호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 아동단체 '세이프 키즈 팜비치 카운티'의 캐시 윌 소장은 "차 내부 온도는 단 20분 만에 11도(섭씨 기준)나 높아질 수 있다"면서 "플로리나 남부에서 27도면 선선한 날씨지만 차 내부는 10분 만에도 38도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이유로 고온으로 인한 승차 중 아동 사망 사고가 연중 발생하고 있고, 알래스카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관련 사망이 보고됐다.
산호세 주립대 기상학자인 잰 널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차 안 온도 상승의 80%는 아이가 차 내부에 남겨진 직후부터 30분 동안 이뤄지고, 이때 최대온도는 65도에 달한다.
한 소방대원은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땀을 훨씬 덜 흘리고, 체온은 성인보다 3∼5배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기온이 급상승하는 시기에 자녀를 차에 방치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의사와 학교 교사, 보육 교사 등과 같이 사고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교육받은 사람들도 아동을 뜨거운 차에 방치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며 아동을 차에 혼자 두지 않는 행동 지침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 당국은 지갑이나 서류 가방과 같은 개인 소지품을 뒷좌석에 둠으로써 차 문을 잠그기 전에 뒷문을 한 번은 열어보는 습관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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