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주택정비사업, 모아타운 등 관심↑
재건축 대비 사업기간 짧고 리스크 적어
대단지 조성 통해 브랜드 홍보 효과 ‘톡톡’
중견건설사들이 서울 도심 내 수주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몰리고 있다. 도심 내 회사 브랜드 깃발을 꽂을 수 있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사업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리스크도 덜해서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단독입찰→수의계약→시공사 선정’ 방식이 굳어지고 있는 반면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모아타운 등 소규모 사업장에선 수주 경쟁도 활발하다.
27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천호동 145-66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과 천호동 225-16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각각 28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천호동 145-66번지 가로주택사업은 동부건설과 한신공영이, 천호동 225-16번지 사업은 쌍용건설과 HJ중공업이 시공권을 놓고 수주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금천구 석수역세권 모아타운 시공사도 결정된다. 시흥동 972·973·974번지 일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BS한양과 동부건설이 수주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인접한 시흥동 922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선 쌍용건설과 동부건설이 맞붙은 상태다. 이곳 조합은 지난 9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하고 내달 12일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형건설사 대비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서울 진입이 어려운 중견건설사에 소규모 정비사업이 단비 역할을 하는 셈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 도로에 맞닿은 노후 연립·다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정비사업이다. 전면 철거 후 새로 짓는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도로 체계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 개선을 한단 점이 특징이다.
정비구역 지정이나 조합설립추진위 구성 등의 절차가 생략돼 일반 재건축이 10년 이상 내다봐야 한다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평균 3~4년이면 사업이 완료된다.
인접한 사업지까지 수주 영역을 확장해 브랜드타운 조성도 가능하다. 여러 개의 가로주택정비사업, 모아주택 등을 수주해 모아타운으로 추진하게 되면 일대를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꾸밀 수 있다.
일례로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20년부터 강북구 번동 일대 모아타운 내 10개 구역을 차례대로 수주해 서울 도심 내 2000가구 이상 ‘하늘채’ 브랜드타운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서울시가 주택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주 일감이 넉넉하단 점도 한몫한다. 지난 5월 기준 서울에선 209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같은 기준 모아타운 대상지는 111곳에 이른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한강변 일대 노른자위 사업장은 대형건설사와 경쟁해야 하는데 브랜드 파워 자체가 달라 수주 우위를 점하기 힘들고 비용 출혈도 상당한 편”이라며 “소규모 정비사업은 수익성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대형건설사의 참여가 낮은 편이고 사업 기간이 짧아 일반 재개발·재건축 대비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모아타운 내에서 한 구역을 우선 선점하게 되면 나머지 구역 수주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개별 사업에 그치지 않고 여러 사업지를 묶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서울은 미분양 우려가 적고 대단지로 조성하게 되면 그만큼 브랜드 홍보 효과도 챙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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