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배우들의 출연료에 상한제를 도입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톱배우의 경우, 회당 출연료가 2~3억에서 많게는 5~10억까지도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을 야기한 넷플릭스가 뒤늦은 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미 드라마 제작비가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일부 톱배우들의 출연료는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았다고 알려진 배우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이정재다. 시즌1의 뜨거운 반응 이후, 시즌2로 시청자를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회당 10억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받게 됐다는 보도가 이어진 것. 이정재는 지난해 시즌2 공개 이후 “(출연료를) 많이 받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회당 역대 최고 출연료인진 잘 모르겠다”고 자세한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오징어 게임2’는 글로벌 프로젝트라, 내가 속해 있는 미국 에이전시와 넷플릭스 본사가 협의를 해야 했다. 좋은 계약도 중요하지만, 서로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관계가 틀어지면 그 뒤에는 아무 일도 진행할 수 없지 않나. 그 점으로 봤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한 계약을 진행한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정재 이후, ‘폭싹 속았수다’의 배우 아이유와 박보검을 비롯해 김수현, 박형식 등이 최근 작품에서 회당 5억원의 출연료를 받았다는 ‘설’에 휩싸였다. 이들 모두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관계자들은 일부 톱배우들의 출연료가 기본 회당 2~4억원, 많게는 5억원까지도 받는다며 ‘전보다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료가 대폭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최고’ 수준을 받는 배우로 언급된 이정재, 아이유, 박보검 등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출연 배우들이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등장과 성장이 출연료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 물론 이정재의 언급처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국내 시청자들을 겨냥한 여느 영화·드라마보다는 출연료, 제작비 수준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내 제작사들의 목소리에 발을 맞추고 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비 절감 등을 위해 배우들의 출연료에 제한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8일에는 4억원으로 출연료 상한선을 설정했다는 구체적인 금액까지 나왔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설에 대해 “창작자가 각 작품에서 도달하고자 하는 ‘야망의 크기’에 걸맞은 예산을 산출하고 있다”는 애매한 입장을 밝혔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에 쏟아지는 반응이 이전보다는 다소 식은 상황에서, 치솟은 제작비를 마냥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업계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부 주연 배우의 출연료를 제한하는 것만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이미 각 방송사의 TV 콘텐츠와 넷플릭스 작품의 제작비 격차가 따라잡을 수 없이 벌어진 상황에서 K-콘텐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톱배우들의 높은 출연료가 제작비가 대폭 상승하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일부 톱스타들의 출연료를 제한하는 것만으론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 광고, 편성 규제 완화 등 방송 미디어 관련 규제를 완화해 글로벌 OTT와 방송사의 격차를 줄이는 등의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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