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하락…소비자물가 안정세
가공식품, 외식물가 등 밥상물가 도미노 인상
현대경제연구원, 2분기 경제 반등 가능성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유가·환율 하락으로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먹거리 등 밥상물가 줄인상, 내수 회복 지연 등 민생 경제와 내수 침체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2분기 한국 경제의 반등 가능성을 예측한 가운데 2차 추경으로 0%까지 하락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李 “물가 대책” 주문…기재부, 추경 협의 중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물가 등 경제 현안을 보고받았다. 이날 이 대통령은 “최근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다고 그러더라”라며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에게 큰 고통을 준다. 현황과 가능한 대책은 무엇이 있을 지 챙겨서 보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올초부터 값이 오르기 시작한 맥주, 라면 등 가공식품을 비롯해 브라질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닭고기 수급 차질, 가격 급등 우려 등을 언급했다.
먹거리 물가 등 민생 경제와 더불어 추경 논의도 이어갔다. 경제 활성화 방안과 2차 추경 방향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기재부도 관계 부처와 함께 2차 추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강영규 기재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예산실 주재로 기조실장과 추경에 대해 회의했고, 관계부처와도 계속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 관련 법정 서류를 만드는 데에도 시간이 소요된다. 사업의 수, 규모에 따라 추경 진행 속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추경 규모는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대규모 산불 피해 지원을 골자로 한 1차 추경으로 13조8000억원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번 2차 추경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등 민생 지원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역시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추경을 정부와 신속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2차 추경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안정화에도 먹거리 물가는 고공행진
정부는 최근 오르고 있는 먹거리 물가를 잡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비교적 안정화에 접어들었지만 가공식품, 축산물 등 먹거리 물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다.
통계청이 지난 4일 공개한 ‘2025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9% 올랐다. 올초부터 줄곧 2%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닷새 만에 1%로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밥상물가 상승폭은 여전히 가파르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1% 올랐다. 특히 축산물(6.2%)과 수산물(6.0%)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돼지고기는 수입가격이 오른 반면 출하량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소고기의 경우 도축마릿수가 줄며 가격이 인상됐다.
계란 역시 고공 행진하고 있다. 브라질 AI 발생의 영향으로 분석되지 않았지만 최근 산지가격이 오르고, 출하 물량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아울러 가공식품은 4.1%, 외식물가상승률은 3.2% 올랐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고환율과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원자재값 인상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12·3 비상계엄의 불안정한 흐름을 타고 업계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영향도 더해진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살펴보면 가공식품은 지난해 12월 2.0% 상승률을 보이며 2%대에 진입했다. 이후 4~5월 4% 인상률을 보였다. 지난 2023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외식물가는 지난 2월부터 꾸준히 3%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먹거리 물가를 잡는 게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 채무를 우려하기보다는 현재 경기를 되살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잠재 성장률이 2%에서 0.8%로 하락한 것은 상당히 심각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리가 인하된 점을 고려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경제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경제가 1분기 역성장을 딛고 2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역성장 탈출을 위한 적극적 경기 활성화 노력 시급’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분기 과도한 경기 침체 영향으로 2분기 경기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 1월을 저점으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침체와 미약한 회복세는 변수로 남았다. 또 수출 경기 역시 2분기 이후 미국의 관세 정책에 달려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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