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기술 R&D, 지원은 상위권! 신뢰는 하위권?

장병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장 (long6589@nst.re.kr)

입력 2025.06.03 08:08  수정 2025.06.03 08:08

장병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회 위원장 특별기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관련 R&D 예산이 2023년 기준 30조 원을 돌파했다. GDP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이 4.96%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세계가 기술전쟁의 시대로 돌입하면서 R&D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대한민국은 과학기술 R&D 지원에 있어 세계 선두 그룹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는 국가연구개발에 대한 성과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혁신적이고 창의적 결과물을 요구하는 R&D 분야 지원에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민의 혈세로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는 분야인 만큼 국민의 신뢰가 확보돼야만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1월, 과학저널 '네이처 인간행동'이 발표한 과학자에 대한 국가별 신뢰도 조사를 살펴보면 한국은 조사 대상국인 68개국 중 하위권인 50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과학자 신뢰도 조사 역시 20개 국가 중 최하위인 20위를 차지했다.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과학기술계에 대한 지원은 확대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적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회가 있다. 감사위원회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23개 기관을 감사하는 독립된 감사 기구로 2022년 설치돼 올해 5월 출범 3년을 맞았다.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기관은 AI·이차전지·수소·반도체 등 국가연구개발을 주도하는 기관들로 박사급 연구원 등 근무인원 약 2만3000명, 연간 예산집행액만 약 5조원에 이른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연구기관들을 감사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예산, 고도화된 행정 절차, 전문화된 연구 과정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특화된 감사 기술이 필요하다.


장병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초대 감사위원장@ 데일리안 DB

감사위원회는 지난 3년여간 이와 같은 감사의 전문성을 구축했고, 국가연구개발사업 본질에 대한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스스로의 통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감사위원회는 지난 3년여간 총 24건의 감사를 수행하며 시험성적서를 허위로 발급한다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실험동물을 수입한 문제 및 연구계획서도 없이 연구를 수행하는 등의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감사와 수십억원의 연구 장비를 구매해놓고 방치하는 등의 전문적이고도 고도화된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국가연구개발에 대한 비위를 방지하고 일탈을 제어하고 있다.


또한 감사위원회는 국가연구개발에 대한 특화된 감사 기구로서 국가연구기관 전담 감사를 시행함으로 외부의 중복 감사를 감소시켜 연구자의 연구 집중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감사위원회는 국가연구개발 예산의 적합성, 연구활동의 효율성, 성과의 효과성 등을 점검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 R&D 분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여갈 것이다.

글/ 장병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회 위원장(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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