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韓 기업 현지 조달 비중↑...무역 불균형 점진적 해소”
최근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확대는 미국 경제의 수입시장 변화 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현지 조달 비중이 증가하면서 무역 불균형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9일 발표한 ‘대미 무역수지 확대의 요인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대비 지난해 미국의 대(對)한국 수입 증가분 366억 달러 중 절반이 넘는 277억 달러가 미국 자체 수요 변화 및 수입선 전환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수입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수입 증가는 143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화학공업, 전기·전자,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의 미국 내 수요 증가는 74억 달러를 차지했다.
2021년 대비 작년 미국의 품목별 수입 비중을 보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9.7→11.7%, 화학공업 10.0→11.3%, 반도체 2.9→3.5% 등으로 각각 늘었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한국산으로 수입을 대체한 규모는 60억 달러로 집계됐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대중국 관세가 급격히 인상됐고 미국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철강, 비철금속 등 제품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확대됐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한국 제품의 자체 경쟁력이 상승하면서 일본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우위를 차지, 89억달러 수준의 수입 확대를 유발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도 미국의 대한국 수입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진출 기업에 대한 한국산 중간재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 내 한국 기업들의 현지 조달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무역수지 불균형은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미국 내 한국 기업의 현지 조달 비중은 2020년 28.3%에서 2023년 32.1%로 중가했다.
보고서는 “해외 진출 초기에는 확보된 현지 공급처가 적어 한국에서 물자를 조달했지만, 투자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현지 네트워크가 형성돼 자연스럽게 현지 조달 비중이 확대됐다”고 해석했다.
도원빈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통상 압박 완화를 위해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미국의 수입시장 변화에 기인한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현지 조달 확대에 따른 미국 경제 기여와 및 무역수지 불균형 개선도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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