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GPS·고도 정보 융합…실내외 구분 넘어 층·호수 식별까지
서울경찰청 특수 단말 1200대 도입…구조 시간 31시간→1시간
자율주행·온디바이스 LBS 등 차세대 정밀 위치 기술도 개발 중
모텔 등 숙박업소에서 구조 신호를 보내면, 몇 층·몇 호까지 알아서 찾아올 수 있을까.
통신 끊긴 환경에서도 위치 확인이 가능할까.
수천만원대 차량에 적용된 차선 인식 기술, 스마트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까.
KT는 이 같은 니즈에 발맞춰 초정밀 측위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초정밀 측위 기술은 기지국, GPS, 와이파이, 고도 정보 등 다양한 신호 데이터를 융합해 3차원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기술로, 기존 2차원 위치 추적 한계를 넘어선다.
이 가운데 5G 기반의 3차원 정밀 측위 솔루션 ELSAR(엘사, Emergency Location Search And Rescue)는 건물 위치는 물론 층 단위까지 파악해 신속한 구조를 돕는 솔루션으로 새롭게 개발됐다.
이 기술은 KT의 실내외 판단 알고리즘으로 가능했다. 위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전처리 및 구조화한 뒤 AI 모델을 생성하는 순으로 이뤄진다. KT 실내외판단 AI 모델은 실내인지 실외인지 복합측위 알고리즘으로 판별하고 정확한 위치를 판단한다.
고도 정보와 관련해 KT는 위치 오차 범위를 ±1층 수준으로 보고 있다.
최동욱 KT 기술혁신부문 IT Ops본부 공통/서비스플랫폼담당 팀장은 29일 광화문 KT 사옥에서 가진 'KT 정밀 측위 기술 현황' 설명회에서 "엘사가 제공하는 위치 정보를 사용하면 특정 건물을 지정할 수 있고, 기압 및 센서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몇 층에 구조 요청자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구조자들은 엘사를 통해 평균 31시간 걸리는 구조 시간을 1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골든 타임을 사수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KT와 정부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팀플레이가 이뤄졌다. KT가 통신사업자로서 스마트폰 3차원 공간 정보를 담당한다면,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구조 요청용 특수 단말을 제공한다. 경찰이 특수 단말을 통해 와이파이 신호를 송출하면, 구조 요청자의 스마트폰이 신호를 감지해 KT 위치 서버에 수집신호를 전송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조대가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다.
재난·재해 규모가 크면 기존 데이터 기반의 위치 파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주변 이동형 기지국, 장치를 활용하면 그 환경에서만 특수하게 통신 데이터를 활용하는 환경이 만들어져, 구조형 단말이나 신호를 만들어 찾아가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KT는 이날 기술 시연으로 어떻게 정밀 위치 정보를 파악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지 소개했다.
시연은 KT 광화문 사옥 지하 1층에서 진행됐다. 최 팀장은 구조자 입장에서, 통신사로부터 전달받은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지도를 확인했다.
지표면으로부터 약 7m 아래로 떨어진 신호가 감지되자, 시스템은 이를 지하 1층으로 자동 추정하고 해당 층의 방 배치와 구조 요청자의 위치 범위를 화면에 표시했다.
공간 안쪽으로 이동하자, 화면에 나타난 붉은 원이 실시간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구조 요청자에 가까워지자, 화면상의 원은 점차 작아지고 색도 붉은색에서 녹색으로 전환됐다. 이날 시연에서는 시각적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원의 크기와 색으로 표현됐지만 요청에 따라 -7m처럼 수치로도 표시할 수 있다.
최 팀장은 "회사처럼 열린 공간이면 (구조가) 쉽지만, 프라이버시가 요구되는 개인 공간에서는 일일이 문을 두드려 들어가야해 어렵다"면서 "이때 특수 단말을 이용해 발생하는 신호를 구조 요청자에게 보내면 신호가 바뀌어 구조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이 솔루션은 경찰이나 소방의 구조 및 수색 현장이나 자녀 안전 안심 서비스,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 등에서 활용 가능하다. 현재 서울경찰청에 특수 단말 1200대가 보급된 상태이며, 전국 단위로의 확산도 기대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KT는 차량의 차선을 구분하는 초정밀 GPS 기술인 RTK(Real-Time Kinematic, 실시간 위치정보 제공 기술)를 스마트폰에 접목하기 위한 상용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임종길 KT 기술혁신부문 IT Ops본부 공통/서비스플랫폼담당 상무는 "위성 정보를 기반으로 정확한 정보를 계산해 센티미터(cm)급까지 위치 오차를 줄여 차량이나 농기계 자율주행 서비스에 RTK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위치정보의 보안 환경을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LBS(기기 내장형 위치 기반 서비스)도 연구중이다.
최 팀장은 "온디바이스 LBS는 통신이 되지 않는 환경에서 기록을 남기거나, 긴급한 상황에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고객의 프라이버시까지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기술로 혁신적이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위치 기반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51억3000만 달러(약 7조원)이며 2034년까지 연평균 21.6%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KT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워치, 차량 등과 같이 다양한 단말에 정밀 측위 기술을 접목해 고객의 신변을 보호하고 기술 기반의 안전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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