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4500명이 반대"…'자진사퇴' 최인혁 복귀에 네이버 노조 대거 반발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05.27 14:13  수정 2025.05.27 19:49

네이버 노조, 최인혁 전 COO 복귀 반대 집회

22~26일 조합원 복귀 반대 총투표 진행

5701명 중 98.8%인 4500명 반대 의사 표명

"구성원 존중하겠다는 경영진 어디에 있나"

네이버 노조가 27일 경기 정자동 네이버 1784에서 최인혁 전 COO(최고운영책임자)의 복귀를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노조)이 직장 내 괴롭힘 책임 논란이 있는 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복귀에 반발하며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네이버는 그동안 노조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최 전 COO를 신설한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박상안 네이버 노조 조합원은 27일 경기 정자동 네이버 1784에서 열린 최 대표 복귀 반대 집회에서 "이해진 총수가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고, 이후 최인혁 전 COO가 신설 부문 대표로 선임됐다. 이것이 자신을 선배라 칭하고 우리들을 후배라 칭했던 이해진 총수의 결정"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19일 최수연 대표 직속의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고, 초대 대표로 최 전 COO를 선임했다. 최 전 COO는 1999년 네이버 창립 초기부터 이해진 창업자와 함께 일한 인물로, 삼성SDS 시절부터 이 창업자와 함께 해 온 그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 입장문에 따르면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인은 임원 A씨로부터 2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최 전 COO는 임원 A씨를 채용한 당사자로, 임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진행할 책임이 있는 C레벨이자 사내이사 지위에 있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당시 최 전 COO는 이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조기 퇴진했다.


이날 복귀 반대 집회는 정오부터 네이버 사옥 1층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네이버 노조를 포함해 넥슨, 웹젠, 스마일게이트 등 화섬노조 IT 위원회 소속 지회들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조합원들의 자유 발언과 함께 지난 22일부터 5일간 진행한 최 전 COO 복귀 반대 총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에 따르면 총투표에는 5701명의 조합원 중 79.06%이 참여했는데, 이 중 98.82%인 약 4500명이 최 전 대표 복귀 반대에 투표했다.


이수운 노조 사무장은 "이건 단순히 한 사람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의 조직문화가 수직적이고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4년 전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는 절박함의 표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노조가 27일 경기 정자동 네이버 1784에서 최인혁 전 COO(최고운영책임자)의 복귀를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집회에 참석한 여러 노조 조합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한 경영진을 규탄한다", "책임을 외면한 자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노조는 사측에 오는 30일까지 ▲지난 2월 핵심 경영진을 대상으로 최 전 COO 해명의 자리를 만든 이유와 ▲고인의 죽음에 최 전 COO의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사측의 답변이 없을 시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오세윤 노조 지회장은 "구성원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경영진은 어디에 있냐"면서 "동료를 잃은 아픔과 트라우마를 무시하고 한 사람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것이 중요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이해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복귀한 후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 기회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이 일환에서 지난달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클라우드 기술과 서비스 등으로 사업 기회를 찾는 '전략사업' 부문 ▲북미에서 C2C(개인간거래) 및 북미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는 '전략투자' 부문 ▲인도, 스페인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헬스케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새로 꾸렸다.


전략사업 부문은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가, 전략투자 부문은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대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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