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이름·국적 공개하라” 연일 압박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5.26 07:06  수정 2025.05.26 07: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미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 미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졸업 축사를 하고 있다. ⓒ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명문 하버드대학교의 외국 유학생 등록 차단 카드를 꺼낸 데 이어 외국인 학생들의 이름과 국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연방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만큼 하버드대는 정부가 원하는 자료를 즉각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왜 하버드대는 전체 학생의 거의 31%가 외국에서 왔다고 밝히지 않느냐”며 “몇몇 국가는 미국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고 그들의 학생을 교육하는 데 한 푼도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하버드대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정당한 요청”이라며 “하버드대는 그 정보를 공개하려 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 이름과 출신 국가를 알고 싶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하버드대가 연방 보조금을 받으려면 반(反)이스라엘 성향 학생의 입학을 막기 위해 유학생 제도를 재편하라는 등 10개 사항을 내밀며 개혁을 요구했다. 요구 사항에는 이 학생들의 불법 활동 등 상세 기록을 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버드대는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 양측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지난 22일 하버드대의 외국 유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23일 오전 즉각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외국인 유학생 등록 자격 박탈 효력은 일단 중단된 상태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국적 비율은 전체의 27%를 차지했다. 중국 출신이 가장 많고 캐나다와 인도, 한국, 영국 등의 순이다. 2024∼2025학년도에 최소 147개 국가 및 지역 출신의 학부생·대학원생·연구자 6793명이 등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버드대는 5200만 달러(약 711억 3000만원)를 갖고 있다”며 “그 돈을 사용하고 연방정부에 계속 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멈추라”고 주장했다. 어떤 기준에서 ‘5200만 달러’를 언급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버드대는 2024회계연도 기준 532억 달러의 기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다른 대학들도 이번 사태가 자신들에게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샐리 콘블루스 총장은 학교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깊은 충격 속에 이 글을 쓴다”며 “정부가 하버드대의 외국 유학생 수용을 금지한 조치는 미국의 우수성과 개방성, 창의성에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중대한 시기”라며 “국제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이 없다면 MIT는 MIT가 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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