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앱 아침부터 신청 막혀
비대면 주담대 하루 150건 제한하는 곳도
금융당국 "대출 증가세 철저하게 모니터링해 즉각 조치"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대출 한도가 축소되기 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 앱에서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모바일 앱 KB스타뱅킹에서 접수하는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타 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비대면 주담대 금리로 인해 신청 수요가 집중되자, 지난주부터 일일 접수 건수를 150건으로 제한한 데 이어 추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자정부터 대출을 신청받는 앱 특성상 전날 밤부터 대기를 타는 상황이 이어지기도 했다.
비대면 대출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주담대 오픈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주담대 신청을 받는 카카오뱅크와 오전 9시부터 신청을 받는 케이뱅크 모두 영업 시작 정각부터 앱에 '당일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각각 3.98%, 3.84%로 5대 시중은행 평균(4.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1276억원으로 이미 지난달 증가폭을 넘어섰다. 주담대 대출 막차 수요는 DSR 3단계 실행을 앞두고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20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5대 시중은행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7월1일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은행권과 2금융권의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대출에 가산(스트레스) 금리 1.5%가 적용된다.
수도권은 가산금리가 1.2%에서 1.5%로 상승하면서 주담대 대출 한도가 추가로 축소된다.
반면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제외한 비수도권은 3단계 가산금리 적용이 연말까지 6개월 유예되면서 가산금리가 현행 0.75%로 유지된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올해 들어 주담대 신규취급액에서 지방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등 지방 주담대가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어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을 6개월 유예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금리 유형에 따라 은행권에서 받을 수 있는 수도권 주담대 대출한도는 1000만~3000만원(3~5%) 수준 축소된다.
연소득 1억원인 차주가 금융권에서 30년 만기 변동금리로 대출받을 경우 한도가 6억6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 1억원 감소한다.
혼합형 상품으로 대출받는 경우 한도는 7000만원, 주기형 상품으로 대출받는 경우 한도는 4000만원 각각 축소된다.
가계대출 증가세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들은 금리 인상이나 상품 한도 축소 등 수급 조절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지난 16일 일부 신용대출 상품에서 우대금리를 폐지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 16일 비대면 주담대 및 전세대출 항목에 우대금리를 신설했다. 아직 가계대출을 늘릴 여력이 있고 하반기 대출 시장 위축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이 1분기까지 안정적 추세를 보였지만 4월에 5조3000억원 증가해 전달보다 주담대 증가폭이 상당폭 확대됐고,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도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5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금융회사들의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준수 여부 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해 필요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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