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21·대한항공)이 ‘최강’ 쑨잉사(중국)에 졌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세계랭킹 10위’ 신유빈은 23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16강에서 게임 스코어 2-4(8-11 11-7 6-11 5-11 12-10 10-12)로 졌다.
16강에서 쑨잉사를 만나는 ‘대진 불운’ 속에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2023년 더반 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 두 대회 연속 여자 단식 16강에서 쑨잉사에 막혔다.
같은 패배지만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졌지만 성공”이라는 표현도 지나치지 않다.
신유빈은 대회 개막 전 “쑨잉사는 강한 상대다. (나의)경기 내용이 좋아진다면 지더라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졌지만 성공’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내용이 괜찮았다. 6게임에서 10-10 듀스 상황까지 몰고 가며 7게임 승부를 노릴 정도로 접전 양상을 띠었다. 쑨잉사도 신유빈의 거센 반격과 끈질긴 플레이에 종종 고개를 흔들었다. 이전과 달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신유빈 움직임에 숨도 몰아쉬었다.
대회 전까지 쑨잉사를 상대로 절대 열세(6전 전패)였던 신유빈은 이날 쑨잉사를 상대로 두 게임을 따냈다. 여섯 번 맞대결 중 쑨잉사로부터 빼앗은 게임은 단 한 게임이었다. 신유빈도 “격차를 좁힌 것 같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혼합복식에서도 쑨잉사 벽에 막혔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이날 혼합복식 4강에서 게임 스코어 0-3(10-12 6-11 14-16) 패했다.
세계선수권대회 복식은 3·4위 결정전이 없어 신유빈-임종훈 조는 동메달을 확정했다. 2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대회에서 8강에서 탈락했던 둘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왕추친-쑨잉사를 상대로 5전 전패로 절대 열세였던 신유빈-임종훈은 내리 세 게임을 내주긴 했지만, 두 게임에서 듀스 접전을 펼쳤다. 1게임에서는 10점 고지를 먼저 밟기도 했지만, 쑨잉사 포핸드 드라이브를 막지 못하고 뒤집혔다. 2게임 양상도 고비에서 포핸드 드라이브에 잇따라 실점하며 승기를 내줬다. 3게임에서는 14-14 듀스까지 끌고 가는 힘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는 단식에서나 복식에서 쑨잉사에 모두 패했지만, 격차를 좁히고 자신감을 충전한 것은 분명한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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