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민 현금 접근성 저하…화폐유통시스템 안전성 우려 커져"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5.18 12:00  수정 2025.05.18 12:00

"한은, 화폐유통팀 신설…현금 사용 감소세 대응 노력"

2025년 1분기 말 기준 화폐 발행 잔액 약 197조원

주화 2020년 이후 순환수 확대…10원화 규모 감소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한은 본관에서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상반기 정기회의를 개최했다.ⓒ한국은행

최근 현금 사용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국민의 현금 접근성이 저하되는 등 화폐유통 시스템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한은 본관에서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상반기 정기회의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협의회 의장인 김기원 발권국장은 "최근 현금사용 감소세 지속으로 국민들의 현금접근성이 저하되고 화폐유통시스템 참가기관들의 경영여건도 악화되면서 화폐유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은 발권당국으로서 현금사용 감소세에 따른 부작용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지난 2월 발권국 내에 화폐유통팀을 신설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화폐 수급 동향 및 주요 특징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2023년 4분기 이후 5만원권을 중심으로 화폐 순발행이 지속되면서, 2025년 1분기 말 기준 화폐 발행 잔액은 약 197조원에 이르렀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비용·가치저장 목적의 수요 증가가 5만원권 화폐수요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실물 거래에 주로 사용되는 저액권 수요는 큰 변화가 없었다.


주화의 경우 2020년 이후 순환수가 확대되고 있으며, 10원화의 경우에는 순발행이 지속되고 있지만 규모가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참석자들은 선진국 간 현금사용도 격차의 원인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현금사용 수준에 대해 평가하고 논의했다.


우리나라는 ATM 보급률이 높고 국민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만큼, 현금사용도 결정요인이 현금 고사용국(일본,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과 유사한 만큼 향후 현금사용도가 저사용국(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처럼 급격히 줄기보다는 일정 수준에서 완만하게 감소하며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현금사용 감소에 따른 현금수송업체, 비금융 ATM 운영업체 등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응과 금융기관 점포 및 ATM 수 축소로 인한 농어촌 등 벽지지역의 현금접근성 악화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현금수송업체와 비금융 ATM업체들은 현금취급 이외 부문으로의 사업 다각화 또는 인력축소 등 조직 효율화를 통해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현금취급 사업의 지속을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자체적인 효율화 노력만으로는 ATM 운영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장기간 동결된 ATM 수수료의 현실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어촌 지역 등에서의 현금접근성 유지를 위해 ATM 축소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전통적인 은행점포 보다는 편의점 ATM 등을 새로운 접근 채널로 적극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외에도 금융기관 공동 ATM 확대, 편의점 캐시백 서비스 활성화 등이 국민의 현금접근성을 유지하는 실효성 있는 수단으로 평가됐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방안들이 보다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간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의회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화폐유통 인프라 유지를 위해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참가기관간 긴밀한 정보공유와 협력 체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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