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2년차 투수 김윤하, 9번 등판해 벌써 8패
KBO 한 시즌 최다패는 1985년 장명부의 25패
벌써 8패 기록 중인 김윤하. ⓒ 키움 히어로즈
성장을 위한 밑거름인가, 아니면 빈약한 투수층 속 방치인가.
키움 히어로즈의 2년 차 투수 김윤하(20)가 역대급 페이스로 패배를 쌓고 있다.
김윤하는 지난 1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결국 김윤하는 재정비를 위해 퓨처스리그(2군)으로 내려갔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승리하거나 패하는 것은 병가의 상사. 잘 던지고도 패전 투수가 될 때가 있고, 타선의 도움을 받아 대량 실점을 했으나 승리 투수가 될 때도 있다.
하지만 김윤하의 이야기라면 달라진다.
김윤하는 장충고를 졸업하고 지난 2024년 키움으로부터 1라운드 전체 9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 투수다. 시속 150km대의 빠른 직구는 물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알아 일찌감치 선발 투수 재목으로 손꼽혔다.
김윤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조카이기도 하다. 김윤하의 모친은 박찬호의 사촌 누나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레전드 박현순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부친 또한 프로골퍼 출신이기에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았고 프로에 와서도 성공 가도를 달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김윤하는 프로 첫해였던 지난해 19경기(선발 12경기) 등판해 1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04로 소중한 1군 무대 경험을 쌓았다. 2년 차인 올 시즌은 아예 5인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 풀타임 선발 투수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KBO 한 시즌 최다패 투수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지금까지의 성적은 실망을 넘어 우려가 되는 수준이다.
9경기에 선발로만 등판한 김윤하는 41.2이닝을 소화했고 승리 없이 8패 평균자책점 7.13을 기록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는 두 차례뿐인 반면, 5점 이상 대량 실점한 경기는 5경기에 달한다. 키움 또한 김윤하가 등판한 9경기서 모두 패했다.
성적뿐 아니라 경기 내용을 살펴봐도 김윤하는 아직 1군에 어울리지 않는 투수임에 분명하다.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좀 더 갈고 닦는 과정이 필요해보이지만 키움은 계속해서 김윤하에게 1군 경험치를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팀 사정이 있다. 키움은 올 시즌 외국인 투수를 로젠버그 1명만 뽑았고, 나머지 2명은 타자로 고르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문제는 나머지 선발 4자리다.
홍원기 감독은 로젠버그와 하영민, 김윤하를 축으로 남은 두 자리는 상황에 따라 메우는 방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하고 있다. 만약 김윤하가 제대로 된 선발 수업을 쌓기 위해 퓨처스리그로 내려간다면 당장 1군 선발진에 큰 구멍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키움은 지금까지 유망주 또는 다른 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을 데려와 키워내는 방식으로 팀을 꾸렸다.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등은 또래에 비해 훨씬 빨리 1군 경험치를 쌓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게 대표적인 예다. 투수 쪽에서는 2022년 MVP인 안우진을 배출하기도 했다.
김윤하 또한 고교 시절 크게 각광을 받았고 1차 지명을 받을 정도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투수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방식은 육성이 아닌 방치에 가깝다. 현재 페이스라면 1985년 한 시즌 최다패를 기록한 삼미 장명부(25패)를 넘어설 수 있다. 김윤하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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