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폭로전, 故 김새론 명예는 어디로 향하나 [D:이슈]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5.08 10:31  수정 2025.05.08 10:32

고(故) 김새론을 둘러싼 논란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다. 당초 김새론 사망의 근본적인 이유를 밝히고자 했던 취지는 사라지고 일부 유튜버들의 자존심 대결과 여론몰이, 감정적 공방이 얽힌 진흙탕 싸움만 남고 말았다.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의 김세의와 연예뒤통령 이진호가 벌이는 ‘상대 죽이기’식 폭로전은 이들이 과연 진실에 관심이 있는 것인 지조차 의심케 한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故 김새론의 유족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수현을 아동복지법 위반 및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김세의 대표는 김새론과 제보자 A씨의 통화 녹취 일부를 공개하며, 김수현이 고인과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가 이달 1일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다며 "명백한 살인 교사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유튜버 이진호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가세연이 공개한 녹취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펼치며 감정 보고서를 제시했다. 이진호는 A씨를 '뉴저지 사기꾼'이라 지칭하며 "그간 가세연의 허위 선동으로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 김세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수현 측 역시 녹취가 AI 기술로 조작됐으며, 가세연이 공개한 피습 사진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이미지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는 사이, 김새론과 김수현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 고인의 사생활은 세세하게 드러났고, 진실 규명이라는 본래의 목적도 희미해졌다. 실제로 기자회견 직후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루머가 확산했고, 양측의 주장을 두고 사실 여부를 가리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논쟁의 초점은 흐려지고, 고인을 둘러싼 소모적인 여론전만이 남은 모습이다.


가세연의 폭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1차 기자회견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수현과 고인의 카카오톡 메시지, 두 사람의 스킨십 장면, 데이트 영상, 심지어 김수현이 하의를 벗고 설거지하는 사진까지 적나라하게 공개하며 논란을 키웠다.


이와 같은 사생활 노출전은 고인의 명예는 물론, 김수현을 포함한 관련 인물들의 인격권까지 심각하게 침해하는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여배우와 여성 아이돌이 무분별하게 지목됐고, 서예지는 팬카페를 통해 "나는 그(김수현)와 그의 형과 아무 관계가 없다. 내가 이걸 왜 해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직접 입장을 밝히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무엇보다 고인의 이름은 철저히 배제된 채, 자극적인 콘텐츠의 중심에서 소모되고 있다.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해소하고자 시작된 문제 제기는 폭로와 여론전에 잠식됐고, 진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반복 중이다.


한쪽은 폭로를, 다른 한쪽은 반박을 이어가며 사실관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대중의 의문은 이들이 폭로를 통해 과연 얻는 게 무엇인가이다.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있으면, 고소든 고발이든 진행해서 결과만 공개하면 된 김세의와 이진호는 여론몰이만 앞세운다. 이들이 폭로는 단지 자신들의 이름값만 올리려 하는 수준으로밖에 안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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