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보험’ 이태윤 작가, 독특한 상상력으로 더하는 로맨스의 설렘 [작가 리와인드(16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4.20 14:10  수정 2025.04.20 14:10

신선한 로맨스 사극의 정석 ‘탐나는 도다’부터

신박한 설정으로 관심 받은 ‘이혼보험’ 등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이태윤 작가는 2007년 영화 ‘허브’를 통해 처음으로 대중들을 만났다. 이후 드라마 ‘탐나는 도다’, ‘나의 유감스러운 남자친구’, ‘훈남정음’, ‘어사와 조이’, 영화 ‘백프로’ 등 휴먼 드라마와 로맨스 장르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지금은 tvN 드라마 ‘이혼보험’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최고의 브레인만 모여 있는 플러스 손해보험 혁신상품개발팀에서 이혼보험 상품을 선보이며 벌어지는 일을 통해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 휴먼 드라마의 재미와 로맨스의 매력을 오가며 그간 쌓아온 역량을 발휘 중이다.


◆ 사극부터 현대극까지, 예측할 수 없는 이태윤 작가의 로맨스


이 작가의 첫 드라마인 ‘탐나는 도다’는 탐라 해녀 장버진(서우 분)과 한양에서 귀양 온 선비 박규(임주환 분) 그리고 탐라에 표류된 영국 청년 윌리엄(황찬빈 분)을 중심으로 탐라와 한양에서 펼쳐지는 내용의 로맨스 드라마였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뛰어난 영상미는 물론, 조선의 젊은 청년들의 활약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던 것. 동화 같은 분위기에, 분위기는 발랄했지만 자라온 환경이 전혀 다른 세 청년이 얽히는 과정에서 웃음과 깊이를 모두 충족했다.


성별, 또는 출신에 막힌 청춘들의 막막한 현실은 ‘탐나는 도다’가 남길 메시지를 기대케 했으며, 동시에 서양인 윌리엄이 조선에서 생활하며 겪는 에피소드들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것. ‘탐나는 도다’가 ‘신선한’ 사극으로 호평받을 수 있었던 배경엔, 이렇듯 여느 사극이 시도하지 않는 독특한 ‘상상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엉겁결에 등 떠밀려 어사가 돼버린 도령 라이언(옥택연 분)과 행복을 찾아 돌진하는 조선시대 기별부인(이혼녀) 김조이(김혜윤 분)의 명랑 수사극 ‘어사와 조이’ 또한 ‘탐나는 도다’ 만큼이나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고 신선했다.


여러 한계를 마주해야 했던 ‘기별부인’ 김조이가 씩씩하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모습은 시원했으며, 결국엔 함께 행복을 이뤄내는 라이언, 김조이의 로맨스는 명랑하면서도 애틋했다. 기별부인이지만 또다시 시작될 사랑을 꿈꾸는 김조이를 중심으로, 양반 신분에도 김조이와 함께하는 행복을 택한 라이언까지. 다른 사극들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주체적인 주인공들의 매력이 ‘어사와 조이’의 원동력이 됐었다. ‘탐나는 도다’ 속 청춘들처럼, ‘어사와 조이’의 청춘들 또한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선사했었다.


현대극 ‘훈남정음’에서는 설렘보다는 코믹에 초점을 맞춰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줬었다.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남궁민 분)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황정음 분)이 연애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리는 작품.


‘입덕부정기’를 거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는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의 매력은 따라가되, 만화적인 요소를 강조해 ‘훈남정음’만의 개성 있는 분위기를 구축한 것이 장점이었다. 청춘들의 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한’ 이야기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혼보험’에서는 연애, 결혼 거부를 넘어 ‘이혼’을 전면에 내세워 한층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박한 설정으로 흥미를 유발하는 한편, 이혼보험 정식 출시를 향한 TF팀의 고군분투를 통해 설득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이혼만 3번인 노기준(이동욱 분)이 강한들(이주빈 분)과 감정을 키워나가는 과정 또한, 그가 이 장벽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궁금하게 한다.


여러 얽힌 이야기들이 얽힌 만큼, 후반부 이것이 얼마나 완성도 있게 어우러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작가가 앞선 작품들에서도 유쾌함과 설렘, 메시지를 모두 놓치지 않았던 만큼, ‘이혼보험’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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