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쫓는다"…하정우의 '브로큰', 건조하고 거친 액션 하드보일드 [D:현장]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1.23 17:54  수정 2025.01.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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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 개봉

하정우가 날 것 같은 야수의 거친 면모로 '브로큰'을 완성시켰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CGV에서는 김진황 감독, 배우 하정우, 김남길, 정만식, 유다인, 임성재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브로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브로큰'은 시체로 돌아온 동생과 사라진 그의 아내, 사건을 예견한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모든 것이 얽혀버린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달려가는 민태의 분노의 추적을 그린 이야기이다.


김진황 감독은 "관객들이 문영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문영은 왜 저런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지, 문영을 이제 서서히 알아가는 민태 안의 심정이 극에 잘 녹아들도록 노력했다. 이 부분을 연출적으로 잘 드러내고자 했다"라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브로큰'은 김진황 감독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이다. 김 감독은 "하정우, 김남길 등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게 돼 긴장되고 설렜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 안에서 제가 미쳐 캐치하지 못한 부분들을 배우들이 잘 보완해 주셨다"라고 주, 조연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민태 역을 맡아 동생의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 하정우는 "민태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새 삶을 살아보려 하지만 동생이 실종, 죽음으로 발견되자 노력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된다. 민태는 거기서부터 주저함이 없다. 영화 후반까지 그냥 전력질주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하정우는 "'브로큰'은 코로나가 한참 들끓었을 때 첫 번째 파도가 지난 후 촬영한 작품이다. 고립,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만난 첫 작품이었다. 이 시나리오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주어진 환경에 적응을 해보자였다. 주 로케이션 촬영지가 춘천이었다. 이어 홍천, 강릉까지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촬영장의 냄새를 맡고 있는 만큼만 표현하려 했다. 시나리오는 굉장히 하드보일드 하다. 화려함은 전혀 없어 캐릭터를 같이 디자인하면서 그런 결을 따라가려고 했다"라며 "우스운 이야기지만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그날 주어진 얼굴로 연기했다. 내가 어떻게 표현할지 집중하기보다는 현장에서 계산되지 않는 그런 연기를 하려고 했다"라고 캐릭터에 접근한 과정을 설명했다.


본능적으로 범인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질주하는 민태는 그의 작품 '황해'의 구남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하정우는 "누구를 쫓는 부분이 있어서 '황해' 구남이와 닮아 보일 수 있다. 외모도 짧고 수염을 기르지 않나. 사람이 어떤 일에 몰두하면 외모를 가꿀 시간이 없다. 구남과 민태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게 외모를 자연스럽게 방치한 민태의 모습이 구남이 처한 상황과 오버랩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하정우는 신예 감독과 함께 작업한 것에 대해 "기성 감독님과 여러 번 연출하신 분들도 새로운 이야기, 새 배우들과 함께 하면 그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역시 신인의 마음으로 작업한다. 물론 적응하는 시간 차이는 있기는 하다. 이 부분은 김진황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저도 아이디어를 던졌다"라며 "김진황 감독은 굉장히 유연하게 한 발자국 떨어져서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점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브로큰'은 하정우의 액션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민태는 쇠 파이프를 늘 지니고 다니며 자신 앞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부숴버린다. 하정우는 "쇠 파이프라는 무기가 흥미로웠다. 이 무기를 어떻게 지니고 다닐까 고민하다 백팩을 생각해 냈다. 또 동생의 장례 후에는 종이 가방에 넣어가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제가 단편영화 제작비를 벌기 위해 배관 설비 일을 했었다. 아침에 출근하면 하는 일이 파이프를 재단하고 자르는 일이었다. 겨울에 차가운 파이프를 보면서 맞으면 많이 아프겠다 싶었다"라고 민태의 무기를 쇠 파이프로 설정한 이유를 말했다.


김남길은 민태 동생인 석태의 죽음이 담긴 이야기를 쓴 소설가 호령으로 분했다. 호령은 문화센터에서 수업을 듣는 문영(유다인 분)이 들려준 이야기를 토대로 한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인물이다.


김남길은 "호령의 역할이 크지는 않아도 매력 있다고 생각했다. 민태가 의문을 죽음을 따라가는 과정 안에서 저는 과한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될 것 같아 그 부분을 많이 고민했었다"라며 "민태가 동적으로 움직인다면, 호령은 정적으로, 조용히 스며드는 인물이며 이성적인 것에 따르려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라고 전했다.


김남길은 '클로젯' 이후 6년 만에 하정우와 만났다. 김남길은 "하정우와는 같은 목표를 보고 있지만 방향이 달랐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한다는 건 정말 축복받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정우 형의 날 것의 이미지를 배우 입장에서 만나게 돼 재미있었다"라고 반가워했다.


하정우는 "같은 편이라면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이번에는 촬영 중 만나는 신이 많지 않았다. 김남길은 늘 신뢰가 가고 편한 배우다. 함께 짐을 나눠들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끝으로 김남길은 "영화를 찍을 때 어떤 영화는 답을 찾고 시작하지만 찍어가면서 찾아가는 영화도 있다. 모든 메시지를 많은 사람을 납득시킬 수 없다는 생각도 해봤다. 보시는 분들에 따라 관람 포인트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심리적인 부딪침이 포인트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2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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