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 주총 앞두고 ‘굳히기’ 들어간 MBK “액면분할·자사주 소각”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4.12.10 14:57  수정 2024.12.10 14:57

주주가치 보호 방안으로 ‘주식 액면 분할’ 등 제시

“최윤범 체제 출범 후 고려아연 주가 하락세로 반전”

“최윤범 독단 경영 차단방안으로 집행임원제도 도입”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명분 강화’에 나섰다. MBK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독단 경영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미 표대결에서의 지분 우위를 확보한 MBK는 이같은 주주가치 제고 명분을 앞세워 기타 주주들까지 끌어들이며 고려아연 경영 주도권을 확고히 가져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주가치 보호 방안으로 ‘주식 액면 분할’과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액면분할과 관련, “통상 한국거래소에서는 5대 1 또는 10대 1”이라며 “보통 10대 1로 많이 한다”고 설명한 만큼 10대 1 분할안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이사회에 들어가면 저희는 당연히 자사주 12% 가량 전량 다 소각하겠다”고 부연했다


김 부회장이 이런 제안을 제시한 것은 고려아연의 본질적 가치 대비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MBK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2019년 초까지 동종업계 대비 견조한 성장 추세를 이어갔지만, 2019년 3월 최윤범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투자자본수익률(ROCE)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3년간 지속 하락했는데, 최 회장 개인 친분이 있는 사모펀드 출자, 본업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투자, 제대로 된 검증이 있었는지 의심되는 일부 신사업 투자 등으로 인해 회사 자본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집행된 금액이 2019년 최윤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총 38건, 규모로는 약 1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MBK가 내달 23일 개최될 예정인 고려아연 임시 주총을 앞두고 이런 주주가치 제고를 전면으로 내세운 것은 시장을 설득시키기 위한 명분 강화로 해석된다. MBK는 이미 지분에서 우세한 상황이지만 기타 주주들과 관련된 변수를 줄이려는 전략이다.


이번 임시 주총에선 MBK·영풍 연합이 추천한 신규 이사 14명 선임 안건을 놓고 양측이 표 대결을 벌이는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이 이뤄지면 MBK·영풍 연합 측 이사들이 과반수를 차지해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다.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은 표 대결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지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MBK·영풍 연합 지분이 약 5% 이상 앞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최 회장은 양측을 제외한 나머지 기타 주주들의 지지에 희망을 건 상황이다.


다만 임시주총에서 14명 이사들의 진입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 부회장은 “임시 주총에서 얼마나 진입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최 회장이 굉장히 자신하는데 저희도 자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주주분들께 설득을 하고 설명을 해야 되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최 회장 개인의 독단 경영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집행임원에 의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 집행이 가능케 하고, 감독형 이사회가 보다 효과적인 업무 감독과 전략적 의사 결정을 맡음으로써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사회에는 MBK와 영풍그룹뿐만 아니라, 2대 주주인 최 회장측도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저희가 요청하는 것은 회사의 경영진들이 물러나라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에 1대 주주도 들어가자는 것”이라며 “2대 주주만 단독으로 들어가서 회사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대 주주가 최고경영자(CEO)를 하면서 문제들을 발생시키지 말고 2대 주주도 집행임원에서 빠지고 이사회로 와달라”고 촉구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