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유입 톱10 가운데 파킹형만 4종목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확실성 커져
변동성 확대 국면에 안정적 운용처 '주목'
ⓒ픽사베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가 연일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단기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 투자 상품인 파킹형 상징지수펀드(ETF)로 투심이 향하는 분위기다.
9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에서 최근 일주일(12월 2~6일)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을 유입한 ETF는 3265억원의 자금을 모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머니마켓액티브’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KODEX 머니마켓액티브’의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말(3조1000억원) 대비 10.61% 증가한 3조4289억원이다.
이 외에도 ‘RISE 단기통안채’(4위·1888억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5위·1595억원), ‘KODEX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9위·801억원)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자금유입 상위권을 살펴보면 국내 및 미국 대표지수 추종형과 파킹형만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파킹형 ETF는 자금을 잠시 보관한다는 의미의 파킹(parking) 통장과 유사한 개념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혹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단기채·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머니마켓펀드(MMF)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위험성은 낮추면서 꾸준한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파킹형 ETF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트럼프 재집권’과 ‘비상계엄 사태’가 거론된다. 우선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고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우려가 작용하며 파킹형 ETF가 수요가 보다 몰리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3일 밤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진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난 4일(개장가)부터 이날(종가)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5.58%(2500.10→2360.58), 9.23%(690.80→627.01)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자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투자 상품에 투심이 향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던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탄핵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업계에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변동성 확대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 대통령의 거취가 불명확해지고, 정치 공방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투심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말 중 진행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되면서 불확실성 조기 해소에 실패한 만큼 이번주에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계엄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주식시장에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차주 진행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 우려, 4분기 실적 시즌, 내년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등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쳐 약세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대외 이슈보다 지난주 발생한 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확실성에 종속되면서 변동성이 높아지는 취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 추가 확산 등에 영향을 받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향후 탄핵 정국은 산적한 변수에 다양한 시나리오 전개가 가능할 것”이라며 “시나리오에 따라 충격 강도 및 영향에 차이가 있겠으나 연말까지 시장 변동성 장세의 반복은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킹형 ETF에 투자자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 데이터를 고려하면 국내 증시가 초단기적으로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 단타 투자에 자금이 집중될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입원을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국면에서 파킹형 ETF는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고 한도액 없이 단기 자금의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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