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호실적 변수 되나…치솟는 환율에 '촉각'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12.06 06:00  수정 2024.12.06 06:00

외화 채권 발행 늘린 와중

거세진 강달러 기조 악재

원·달러 환율 이미지.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비상계엄령 사태까지 맞물리며 치솟고 있는 환율이 은행권의 실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외화 채권 발행을 늘려 둔 상황과 높아진 환율이 맞물리면서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호실적을 이어 오던 은행들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연말연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달 중순부터 1400원 선을 웃돌기 시작했다. 미 대선 직전인 지난 달 5일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 수준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같은 달 13일 장중 1410원을 넘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예기치 못한 비상계엄령이 환율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일 새벽 원·달러 환율은 1446.5원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2009년 3월 15일 1488.0원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등 금융사 입장에서 걱정거리는 이같은 환율 급등이 손익에 회계 상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항목이 외화환산손익이다. 이는 보유한 외화 채권과 채무를 원화로 환산해 평가할 때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보여준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사의 외화 채권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외화환산손실이 커질 수 있다. 외화 부채와 자산 사이의 갭이 커지면서 그 만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 외화환산이익은 개선되는 효과를 받는다.


가뜩이나 외화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을 확대해 둔 은행권의 현실을 고려하면 최근의 환율 오름세는 더욱 압박일 수 있다. 은행들은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환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채권 발행까지 늘리며 외화 조달에 힘써 왔다.


실제로 올해 3분기 평균 잔액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외화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31조703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8%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외화 채권 조달 자금이 10조715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4% 증가했다. 신한은행 역시 9조3672억원으로, 하나은행은 6조2731억원으로 각각 8.4%와 3.8%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외화 채권 조달 자금도 5조3484억원으로 0.9% 증가했다.


문제는 환율 상승세가 앞으로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 악재로 인해 올해 말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로서는 실적 관리를 둘러싼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도 이어져 오던 호실적에 찬물을 끼얹는 돌발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4대 은행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거둔 당기순이익은 총 11조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3조102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9.4%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역시 2조7808억원으로, 우리은행도 2조5244억원으로 각각 0.5%와 10.2%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조사 대상 은행들 중에서는 국민은행의 순이익만 2조6179억원으로 8.3%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 이익이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환율 상승이 은행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환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워낙 큰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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