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사극 '전,란' 이어
추적극 재미 담은 '우씨왕후'·생존 사기극 '옥씨부인전' 등
장르 결합 시도하는 사극들
검술 액션으로 재미를 끌어올리는가 하면, 범죄 드라마의 색깔을 덧입혀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하기도 한다. 청춘 로맨스에 이어, 여러 장르와 결합하며 ‘K-사극’이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렸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영화, 드라마에서 흔하게 다뤄온 임진왜란이 소재였지만, ‘전,란’은 천영과 종려의 대립을 통해 조선 내부의 갈등을 부각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여기에 ‘청의검신’이라고 불리는 천영을 필두로, 의병들의 활약을 화려한 액션 장면으로 표현해 사극에서만 볼 수 있는 ‘볼거리’도 충족한다.
강동원 또한 홍보 차 나선 인터뷰에서 “사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진입장벽은 있을 수 있지만 ‘액션 영화’로서의 재미가 충분하다”며 ‘전,란’의 대중성에 만족감을 표했었다.
앞서 티빙은 300억 대작의 액션 사극 드라마 ‘우씨왕후’로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고구려 고국천왕과 산상왕의 왕후 우씨왕후라는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되, 상상력을 덧입힌 퓨전 사극으로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과 권력을 잡으려는 다섯 부족의 표적이 된 우씨왕후가 24시간 안에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었다.
우씨왕후의 24시간 고군분투기를 다루는 만큼, 빠른 전개로 긴장감을 조성하며 ‘추적 액션 사극’의 재미를 구현했다. 이 과정에서 ‘노출씬이 불필요하게 들어갔다’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사극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대중적 재미를 시도한 점은 의미 있었다.
JTBC는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 분)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 분)의 이야기를 담는 ‘옥씨부인전’을 통해 사극에 로맨스, 범죄까지 결합하는 색다른 시도를 한다. 옥태영, 천승휘의 로맨스를 예고하는 것은 물론, ‘생존 사기극’이라는 설명을 통해 사극의 어떤 매력을 보여주게 될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조선시대 최고의 바람둥이와 요부, 그리고 정숙한 미망인이 얽히는 이야기를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담아내며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았던 2003년 개봉작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가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창작자들이 사극을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한때는 풋풋하거나 애틋한 로맨스의 매력을 보여주는 퓨전 사극이 안방극장에서 사랑을 받았었다. 2021년 ‘옷소매 붉은 끝동’이 궁녀와 제왕의 애절한 사랑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표현해 큰 사랑을 받은 이후 ‘꽃선비 열애사’,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연인’ 등 다양한 로맨스 사극이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 젊은 층도 사극 장르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면, 이후 ‘꽃선비 열애사’와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은 한국 로맨스 드라마에 관심이 있는 해외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었다.
여기에 최근 로맨스를 넘어, 다양한 장르와 결합하며 사극의 다른 활용법을 보여주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사극은 한국적인 것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다.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사랑을 받고 있으며,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한식의 인기도 커지고 있다. 그러면서 사극도 더 다양한 시도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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