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파포 잔금대출 은행 눈치보기 속 2금융권 풍선효과 ‘주목’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11.10 06:00  수정 2024.11.10 06:00

‘8조’ 규모에 시중은행 4곳 참전 예상

농협·새마을금고, 4% 초반 금리 제시

당국, 가계 대출 ‘촉각’…11일 점검회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전경. ⓒ 연합뉴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올파포·구 둔촌주공)’ 입주를 앞두고 당국이 가계대출 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시중은행은 대출 취급을 주저하고 있지만 막대한 이자 장사를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만2000여 세대가 들어서는 둔촌주공은 대출 규모만 총 8조원이다. 대규모 실수요 대출인만큼 은행권도 잔금대출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시간 문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대출 절벽 현실화에도 올파포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출문을 막았던 은행들도 올파포 잔금대출에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잔금 대출 취급을 확정한 KB국민은행 외에도 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이 취급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6일 3000억원 한도 내에서 연 4.8%(5년 고정형 기준)의 잔금 대출을 시작했다. 차주별 대출 한도는 담보인정비율(LTV) 70% 범위 내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한 금액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의식해서인지 한도가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주 1인당 대출액을 평균 3억원으로 놓고 보면 최대 1000명만 잔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 액수다. 그러나 둔촌주공의 입주물량과 분양가를 고려하면 차주 규모가 1000명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 은행들도 금리와 규모를 놓고 고심하는 상황이다. 연말까지 대출 총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하는 만큼, 국민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 한도와 금리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은행의 경우 3000억원 한도에서 5년 고정형으로 최종 대출금리 5%대로 책정해 여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금융권은 앞다퉈 잔금대출 취급에 나섰는데 대출 금리도 연 4% 초반대로 시중은행보다 경쟁력을 갖췄다. 통상적으로 상호금융의 대출금리는 은행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대출 규제에 되려 ‘역전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 2금융권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대출 영업 중이다. 광주의 한 지역 단위 농협은 가장 먼저 연 4.2% 금리를 확정하며 이목을 끌었다.


변동금리 상품으로 금리 변동 주기는 3·6·12개월 중 선택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무주택자의 경우 감정가의 70%, 다주택자는 감정가의 60%까지다. 최대 대출기간은 30년이다. 잔금대출접수는 일주일도 채 안 돼 마감됐다.


새마을금고는 당초 연 3.9%대 금리가 언급됐으나 중앙회 차원에서 최저 대출금리를 연 4.3%로 확정했다. 새마을금고는 심지어 대출 만기가 30년이 아닌 40년이다. 금융당국이 아닌 행정안전부의 감독을 받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를 비껴간 것이다.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대출자의 DSR이 낮아져 대출 한도가 수 백만~수 천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2금융권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의 가계대출이 2금융권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풍선 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114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2금융권은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2금융권에서 증가한 가계대출 상당 부분은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에서만 1조원 안팎이 늘어났는데 이 중 80% 가량이 집단대출로 나타났다. 올파포 잔금대출 경쟁이 과열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금융당국은 오는 11일 2금융권을 불러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갖는다. 지난달 11일, 23일 2금융권 관계자를 소집한 데 이어 3번째다. 풍선효과에 대해 경고했음에도 가계대출 급증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만큼,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DSR 금리 한도 상향, 규제 연간 대출 증가액 목표치 제출 등이 유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대체적으로 대출의 질이 악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2금융권의 연체율도 전반적으로 높아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의 관리 대책을 꺼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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