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쌓아둔 충당금 덕분에
하반기 호실적 기대하지만
쌓이는 대출 부실 부담 여전
국내 지방금융그룹들의 실적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방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미리 쌓아 놓은 충당금 덕에 앞으로 짊어져야 할 짐이 비교적 줄어든 영향이다. 그러나 지방은행에 대출 연체가 계속 쌓이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불안은 여전히 이어지는 모양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JB·DGB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총 51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BNK금융이 지방금융 중 가장 큰 당기순이익 증가폭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18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DGB금융은 1184억원, JB금융은 1759억원으로 각각 2.9%와 5.1%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지방금융의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줄어들면서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금융이 올 상반기 부동산 PF 리스크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으면서 하반기 지게 될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 상반기 지방금융 3사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조94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1.7% 늘어난 규모였다. 금융지주별로는 DGB금융이 4756억원을 적립하며 가장 많은 충당금을 쌓았고 이어 BNK금융 3677억원, JB금융 2507억원 순이었다.
특히 DGB금융은 지난 2분기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는데 3분기에는 PF 관련 대출 정리 속도에 따라 충당금 환입에 대한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올해 들어 지방은행의 연체 규모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어 여전히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역 가계나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가 지속되면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DGB금융의 iM뱅크를 제외하고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연체대출잔액은 87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늘었다.
특히 BNK금융의 경우 연체율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부산은행은 0.67%로 1년 새 0.29%포인트(p) 증가했고, 경남은행 역시 0.44%로 0.13%p 증가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율인 0.29%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보다 부동산 PF가 일부 해소된 만큼 하반기 실적은 어느 정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지방경기 악화에 따라 건전성 우려가 나오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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