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강홍석 시대 [D:PICK]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4.09.24 08:31  수정 2024.09.24 08:31

배우들은 종종 ‘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숨 고르기의 방식과 시간은 배우마다 다르지만, 이 같은 시간은 자신을 돌아보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CJ ENM

2011년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로 데뷔한 이후 쉼 없이 달려왔던 배우 강홍석도 지난 2022년 ‘데스노트’ ‘킹키부츠’를 끝으로 잠깐의 숨 고르기 시간을 가졌고, 올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물론 그 사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꾸준히 얼굴을 비췄지만, 그의 본 무대인 뮤지컬로는 약 2년 만의 복귀였다.


강홍석은 이미 대극장 주연을 꿰찰 정도로 이미 입지를 다져왔다. 현재 출연 중인 ‘하데스타운’은 지난 2021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헤르메스를, ‘킹키부츠’에선 2014년 초연을 포함해 다섯 시즌에 걸쳐 롤라로 함께 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특히 ‘킹키부츠’는 뮤지컬 배우로서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숨 고르기를 마친 강홍석이 익숙한 작품을 택한 건, 단순히 ‘안전한 선택’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같은 캐릭터를 시즌에 걸쳐 연기하다 보면 새로움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압박을 느끼는 배우들이 많다.


강홍석은 영리하게 이 부담을 내려놨다. 사실상 ‘새로운 롤라’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이전보다 더 능청스럽고, 완급조절을 더 명확히 한 듯 보인다. 다른 롤라들에 비해 큰 키와 몸집에서 오는 차별점을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로 굳혀나간 것이다. 과장되어 보이는 행동은 오히려 관객의 웃음을 사고, 천둥호랑이 같이 쏟아내는 넘버에서도 대사 전달력이 뛰어나다.


운도 좋았다. 그가 이 작품에 출연하기 직전 유튜브 채널 ‘뮤지컬스타’의 쥐롤라가 크게 히트하면서 강홍석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까지 챙겼다. 쥐롤라는 코미디언 이호광의 부캐다. 그의 외모가 쥐를 닮은 것으로 유명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강홍석의 발톱을 파먹은(?) 쥐’라는 댓글처럼, 실제 쥐롤라는 강홍석의 ‘홍롤라’를 모티브 삼아 캐릭터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킹키부츠’가 매 시즌 흥행을 이어온 스테디셀러 작품이지만, 쥐롤라의 영향으로 강홍석의 출연 회차는 순식간에 매진을 기록했다. 실제 공연장에서 그가 등장할 때마다 쏟아지는 우레와 같은 함성도 가히 역대급이다.


강홍석은 새로운 도전도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디즈니 뮤지컬 ‘알라딘’ 한국 초연에 지니 역으로 함께 한다. 파워풀한 에너지와 리드미컬한 연기,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능청맞은 쇼맨십을 자랑하는 강홍석 맞춤형 캐릭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성장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강홍석은 무대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 무대 위에서 흘리는 땀은 그가 얼마나 무대에 열정과 정성을 쏟는지 대변한다. 땀은 절대 배신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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