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풍선효과' 우려에 카드론 규제 '만지작'…중·저신용자 '벼랑 끝'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4.09.10 06:00  수정 2024.09.10 06:00

카드론 잔액 41조 돌파 '역대 최대'

은행 DSR 강화로 수요 이동 우려

취약차주 제도권서 밀려날까 불안

카드론 이미지.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카드론 규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축소되면서, 가뜩이나 꿈틀대던 카드론으로까지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은행 대출 수요가 제2금융으로 향하는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주부터 카드사 카드론과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매일 점검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상호금융과 보험사 주담대 증감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카드론 조이기는 은행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2단계가 시행하면서 시중은행 중심으로 주담대 한도가 줄고, 이로 인해 신용대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지난 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6조6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725조3642억원)과 비교하면 5일 만에 1조2792억원이 폭증했다. 이는 일평균 256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이대로라면 이달 말 가계대출은 730조원을 돌파한다.


카드론의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 등 국내 카드사 9곳의 지난 7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6207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신용카드사 카드론 잔액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1조8510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전월 대비 785억원 늘어나 6조7001억원을 기록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같은 기간 823억원 줄어든 7조174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론에 대출이 몰리면서 카드론 금리도 상승세다.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카드사 8곳의 7월 말 기준 카드론 대출 평균금리는 전월(14.15%) 대비 0.2%포인트 증가한 14.3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4.19%) 대비 0.16%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 평균 금리도 전월 대비 0.18%포인트 상승한 17.0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에 대출이 몰리며 기존 카드론을 이용했던 중·저신용자들은 제도권 밖 대출로 밀려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다른 2금융권에서 대출취급이 줄어들면서 카드론 잔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당국이 카드론 한도 축소를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카드론은 개인 급전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어 취약차주들은 제도권 밖 대출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가계대출 규모가 급증됐다고 해서 카드론도 조이기에 나서는 것은 주객전도 된 상황"이라며 "카드론은 취약차주들의 급전창구로 이용해왔지, 카드론을 통해 집을 사진 않는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애초에 금융당국에서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2개월 유예조치하고, 디딤돌 대출과 같은 정책금융 공급을 줄이지 않았기에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며 "주담대와 신용대출은 구분하면서 정책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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