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분기 연속 손실 지속…연체율 8.36%
부동산PF 충당금 전입 4000억 확대 영향
"조달 금리 하락 기대…유동성 문제 없어"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국내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올해 들어서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은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8%를 웃돌며 건전성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다만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큰 탈 없이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 79곳이 올해 상반기 총 3804억원 적자를 냈다고 30일 밝혔다. 적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2839억원, 전분기 대비 2261억원 확대됐다.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1분기 523억원의 순손실을 낸 뒤 여섯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손익현황을 살펴보면 금리 안정화 기조에 따라 이자비용이 5429억원 감소했으나 여신 축소로 이자수익이 5461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3962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9323억원이었으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이 강화되면서 충당금 전입액이 2조3285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으로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44%포인트(p) 하락한 8.36%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상·매각 규모는 지난해 말 1조4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000억원, 올 상반기 말 2조1000억원까지 대폭 증가했다.
또 저축은행업권에 우호적인 건전성 지표도 나왔다. 저축은행업권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올 상반기 15.04%로 전분기 대비 0.35%p 상승했다.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자본확충을 위한 증자와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한 위험자산이 줄어든 결과다.
저축은행업권의 유동성 비율은 231.79%로 법정기준인 100%을 두 배가량 초과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13.54%로 법정기준 100%를 넘겼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예상치 못한 유동성 부족 상황 발생 시 중앙회가 운영 중인 '예탁금을 활용한 유동성 지원제도', '외부 시중은행 활용을 통한 유동성 지원'도 가능하다"면서 "모든 저축은행이 법정기준 대손충당금적립률을 초과해 적립했다"고 전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서 2024년 상반기 영업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 기대감도 표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기준금리 인하 가시화, 수도권 중심 부동산 시장의 완만한 상승세 등 영업환경에 우호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판단했다.
오 회장도 "한국은행이 어떤 결정을 할지 모르겠지만 시장 금리가 하향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저축은행업권에서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어 플러스 요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 해소 등 영업환경 변화 상황에 대응해 실적 개선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오 회장은 "부동산 PF 여파로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지난 8년간 10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온 만큼 당장 유동성은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당분간은 적자 지속을 전망했다. 그는 "당분간 이익을 내기보다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실자산을 정리하면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자본이 14조원이 넘는 상황이라 충분히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은 현재 처분해야할 부실채권 C등급(유의) 1조4000억원, D등급(우려) 3조2000억원 등 총 4조5000억원 규모를 갖고있다. 오 회장은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 관련 채권 25조원을 갖고 있었고, 올 상반기 말 16조6000억원으로 9조원가량 줄였다"며 "현재 갖고 있는 C·D등급 부실채권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도 "저축은행업권은 실적 악화에도 자본확충 등으로 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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