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선방한 삼성SDI, ‘우보천리’ 전략 통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4.04.30 12:13  수정 2024.04.30 13:31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28.8% 줄어든 2674억

AMPC 제외하고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한 흑자

경쟁사 투자 속도 조정하는 가운데 전년보다 확대

차량용 배터리 등 2분기부터 점진적 개선세 전망

삼성SDI 본사. ⓒ삼성SDI

삼성SDI가 올해 1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제외 시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등 업황 악화에 삼성SDI의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줄었지만, 경쟁사 대비 선방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해 투자 속도를 줄이기로 한 반면, 그간 투자에 소극적이라 평가받던 삼성SDI는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674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8.8% 감소했지만, AMPC를 제외하고도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같은 기간 매출은 4.2% 감소한 5조130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에는 처음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가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산정된 467억원이 일시에 반영됐다. 2분기부터는 매 분기 발생하는 금액을 반영할 예정이다.


말은 잰걸음으로 십리, 소는 우직하게 늦게 걸어도 천리를 간다


삼성SDI는 올해 설비투자비용을 지난해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설비투자비용은 4조3447억원 수준이었다. 그간 삼성SDI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생산능력 확대에 소극적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이날 1분기 경영실적 컨콜에서 올해 투자 기조 변화에 대해 "올해 투자는 예상하는 것처럼 자동차 전지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자동차 전지 업 특성에 맞게 단기적인 관점에서 시장과 고객의 수요에 근거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금리 및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단기적으로 다소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높은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전망돼 저희 투자도 긴 호흡을 가지고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기 확보한 수요 대응을 위한 헝가리와 말레이 공장 증설, 미국의 합작법인(JV) 신규 공장 건설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전고체, 리튬인산철(LFP) 등 신제품 관련 투자도 적극 계획하고 있어 전년 대비 규모가 상당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5일과 29일에 각각 1분기 실적발표를 한 LG에너지솔루션·SK온과는 상반된 결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투자 규모 및 집행 속도 조절에 나선다고 밝혔다. 내실을 다지며 업황 둔화 시기를 견디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AMPC를 제외하면 31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SK온은 AMPC의 도움에도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SDI는 AMPC를 제외하고도 2207억원의 흑자를 유지해 이들과 달랐던 투자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부터 실적 개선 전망


삼성SDI는 전반적인 사업 부문 실적이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배터리는 신규 P6의 확대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ESS 배터리는 전력용 SBB의 판매 확대 및 무정전전원장치(UPS)용 고출력 배터리의 수요 증가의 힘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사업도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관련해서 “당사는 지난해 6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셋업 후에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에게 샘플을 공급해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최근에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 속에서 기존 협의 중인 고객 외에도 샘플 공급 요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형 전지는 수익성 확보와 함께 신규 수요 발굴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원형 전지는 장기공급계약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나선다. 미주 OPE(야외용 전동공구), 인도·동남아 E2Wheeler(전기이륜차) 시장의 조기 진입을 추진하고 46파이 전지의 신규 고객 확보와 양산 준비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파우치형 전지는 주요 고객의 하반기 신제품에 선제 공급을 추진한다.


전자재료 부문은 시장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편광필름은 3분기 TV 시장 성수기 수요 대응으로 판매가 확대되고, 반도체 소재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개선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OLED 소재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도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2030년 글로벌 톱 티어 회사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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