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시대 앞둔 SK네트웍스, '렌탈'→'AI' 중심이동 잰걸음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04.17 11:57  수정 2024.04.17 11:57

AI 중심 사업구조 재편에서 렌터카 배제…매각 결정

매각 자금 AI 투자…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최성환 사장, 엔코아 인수‧업스테이지 투자 등 AI 전략 진두지휘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2월 1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AGM) 현장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진행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혁신을 추구해온 SK네트웍스가 주력 사업인 렌터카를 매각하며 인공지능(AI)으로의 중심이동에 나선다. 최신원 전 회장 시대에 전통적인 종합상사에서 벗어나 ‘렌탈’ 기업으로 진화했다면, 아들인 최성환 사장 시대를 앞둔 과도기에 AI 기업으로 다시 한 번 중심이동을 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전날 자회사 SK렌터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선정했다.


SK렌터카 매각은 AI 기반 사업모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SK렌터카와 AI 사업 모델간 전략 연계성을 검토한 결과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이다.


회사측은 “SK렌터카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회사의 재무구조를 한층 더 안정화하고, 매각대금을 미래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이번 단계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SK렌터카는 SK네트웍스의 현 사업구조상으로는 핵심 캐시카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렌터카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조4028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이었다. SK네트웍스의 매출(9조133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2373억원)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하지만 대규모 운전자본이 필요한 렌터카 사업의 특성상 SK네트웍스의 연결 기준 차입금을 늘리는 원인이 됐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자금조달의 부담도 커졌다. SK렌터카 매각을 통해 8500억원 내외의 현금을 확보하는 것 외에도, 매각 자체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SK렌터카 매각 건이 완료되면 SK네트웍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감소하지만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하락하며 이자비용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서는 일찌감치 SK렌터카가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16일 기업설명회에서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로서의 성장 전략과 SK매직, 엔코아, 워커힐 등의 AI 연계 혁신 방향성을 발표했지만, SK렌터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SK렌터카와 함께 매각 대상으로 언급됐던 SK 매직의 경우 연초 경동나비엔에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등 주방가전 3개 부문만 매각하고 SK네트웍스의 AI 전략에서 한 축을 담당키로 했다. 내부적으로 AI 조직을 신설하고 ‘AI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를 선언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내외 AI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 기존 제품에 AI 기반 혁신을 추진하고, 펫‧실버케어‧헬스케어 등 웰니스 영역에서 AI 신규 제품 및 서비스를 도입키로 했다. 올해 중으로 AI 혁신 제품도 내놓는다.


SK네트웍스가 지난해 인수한 데이터 관리 업체 엔코아는 다양한 파트너들의 AI 도입을 돕는 ‘AI 파워하우스(Powerhouse) 기술 기업’으로 변신한다. 올해 B2B 및 B2G 고객 맞춤형 LLM(Large language model)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도 ‘문화(Culture)’와 ‘기술(Technology)’ 영역의 혁신을 통해 ‘AI 호텔’로 진화를 꾀한다. ‘K-컬쳐’와 AI 기술이 결합된 콘텐츠 등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과 재미를 선사하는 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국내 호텔 업계 최초의 NFT 기반의 멤버십(W.XYZ)을 더욱 고도화하고, 웹3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왼쪽)과 비벡 보우캐피탈 회장 겸 새크라멘토 킹스 구단주가 1월 30일 서울 종로구 삼일빌딩에서 열린 ‘SK네트웍스 르네상스 프로젝트’ MOU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AI 기반 사업모델 전환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인 그는 SK네트웍스를 이끌어갈 차기 CEO로 경영수업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43.88%의 지분을 보유한 SK그룹 지주사 SK(주)지만, 최성환 사장은 3.38%의 지분을 가진 개인 최대주주다. 그는 기존 SK(주)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SK네트웍스 지분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무대에 올라 ‘누구나 자유롭게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AI 민주화’를 선언하고 회사의 AI 중심 철학과 비전을 설명하기도 했다.


SK네트웍스가 지난해 10월 AI 사업전략의 핵심인 엔코아를 인수하고, 올해 초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대한 투자를 단행할 때도 최성환 사장이 직접 나섰다.


최 사장은 실리콘밸리 거물 비벡 라나디베(Vivek Ranadivé) 보우캐피탈 회장을 SK네트웍스 투자 전략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연초 ‘CES 2024’에서 비벡 회장과 함께하며 친분을 맺은 최 사장은 1월 30일 방한한 비벡 회장과 ‘SK네트웍스 르네상스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대규모 투자 협력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SK렌터카를 매각한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구조를 AI 중심으로 완전히 뒤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 최성환 사장이 이끌어갈 SK네트웍스의 미래 초석이 될 중요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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