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심한 중처법 확대 시행, 중기·건설업계 헌법소원 제기
건설업계 “중대재해 발생하면 폐업해야 할 수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어려워…60세 이상 근로자 취업 위축될 것”
올해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됐지만 반발은 여전하다. 인건비와 공사비 급등,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한계에 내몰린 중소 건설사들은 법 시행의 2년 유예를 요구하고 있으나 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게티이미지뱅크
올해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됐지만 반발은 여전하다. 인건비와 공사비 급등,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한계에 내몰린 중소 건설사들은 법 시행의 2년 유예를 요구하고 있으나 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업계는 지난 1일 중처법 시행과 관련해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기업계와 건설업계는 중처법의 의무가 과하고 죄형 법정주의에 따른 명확성·평등·과잉금지 원칙이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1월 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된 중처법은 올해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으로 대상 범위를 넓혔다. 법에 따라 중대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에게는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건설업계는 중처법 확대 시행이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 건설사의 경우 중대재해로 대표자가 처벌을 받게 되면 업체 운영이 어려워져 폐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업계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긴 하지만, 안전관리를 위한 비용이 공공이든 민간이든 공사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해 여당인 국민의힘이 50인 미만 기업에 대해 중처법 2년 추가 적용 유예를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일정상으로는 다음 달까지 남은 임기 동안 제21대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치러진 총선 결과 개정안에 반대했던 야당이 의석 대부분을 차지하며 법안 폐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크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22대 국회가 구성되고 상임위가 정해지면 중소기업 업계와 함께 야당을 설득하려고 한다. 헌법소원을 제기하긴 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야당에서도 최근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전향적인 자세로 재검토를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광배 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대재해를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중처법이 도입됐지만 시행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사망재해가 발생하는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근속기간 6개월 미만자들이다. 그런데 사업주가 재해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고령자들의 고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돼 오히려 현장 경험이 많은 60세 이상인 분들의 근로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설업의 경우 다른 업종과 달리 여러 지역에 건설현장이 마련되기 때문에 안전시설을 도입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고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안전관리자 수급이 단기간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중처법 2년 유예가 필요한데, 여소야대 상황에서 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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