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동진 '當'-현대차 공영운 '落'…기업 출신 후보 희비교차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04.11 10:22  수정 2024.04.11 15:20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당선…반도체특별법, SW 산업 경쟁력 강화 역할 기대

범야권 패스트트랙 가능 의석 확보로 노란봉투법 등 기업압박 법안 추진 우려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손잡고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기업인 출신 후보로 야심차게 내세웠던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22대 총선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두 후보 모두 소속 당이 강세인 지역구 공천을 받아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22대 국회에 입성한 것은 고 전 사장뿐이었다.


11일 마감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날 선거에서 서울 강남구병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고동진 전 사장은 66.28%를 득표해 32.75%의 표를 얻은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가볍게 제쳤다.


애초에 강남 지역구는 국민의힘 상위 비례의석에 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수색이 짙은 곳이라 고 전 사장의 당선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반면, 공영운 전 사장은 화성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39.73%의 득표율로 42.41%를 득표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게 패했다.


화성을은 유권자 평균 연령 34.7세의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구로, 민주당 계열이 내리 3선을 한 야권 강세 지역이었다. 강남구병에 보수여당 배지를 달고 나온 고 전 사장처럼 ‘떼어 놓은 당상’까진 아니더라도 공 전 사장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결과는 달랐다.


신당 소속이긴 하지만 국민의힘 당대표까지 역임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데다, 민주당 탈당파들과 손잡으며 보수색을 희석한, 젊은 후보 이준석이 생각보다 강했다. 여기에 공 전 사장이 막판 ‘아빠찬스’ 논란에 휘말린 것도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잃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동진, 공영운 후보는 여야를 떠나 대기업 사장 출신의 국회의원 후보로 재계의 큰 관심을 모았었다. 각각 IT와 자동차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 당의 경제정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었다.


여당에 현역 국회의원으로 합류하게 된 고동진 전 사장은 ‘반도체 메가시티 특별법(반도체산업발전특별법)’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앞으로 관련 법안의 통과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후보 시절 소프트웨어(SW)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인력 양성을 강조해온 만큼 삼성전자 대표 시절의 전문성을 살려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속도감 있게 입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패스트트랙 권한 의석 확보한 야당, 노란봉투법 재추진 나설듯

한편, 재계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신당 등 진보 야당들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권한 확보가 가능한 180석 이상을 차지하면서 22대 국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노동계에 힘을 실어주고 기업을 압박하는 법안들이 추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161석을 확보했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3석을 차지했다. 더불어민주연합 의석 중 진보당(2석), 새진보연합(2석)에 할당된 의석이 원대복귀한다 해도 민주당은 170석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 확보한 비례대표 12석까지 더하면 노란봉투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게 가능해진다.


특히 노란봉투법의 경우 노동계의 강력한 요구 속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물론, 더불어민주연합에 올라탔던 진보당, 새진보연합까지 재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어 법안이 재발의되면 국회 내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


21대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노란봉투법을 막았지만, 22대 국회에서는 여당의 총선 참패로 인해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된 윤 대통령이 다시 거부권을 꺼내들 수 있을지 미지수다.


나아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확보한 의석수가 지역구(90석)와 비례대표(19석)를 포함해 109석에 그치면서 거부권이 무력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에서 9표의 이탈표만 나와도 범야권의 국회 의석의 3분의 2(200석)를 확보해 재의결로 올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단체들 "기업 경쟁력 강화 통한 경제활력 제고에 힘써달라" 한 목소리

경제단체들은 10일 선거 마감 직후 잇달아 논평을 내고 22대 국회에 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대한상의는 “일하는 국회, 민생을 살리는 국회, 경제활력을 높이는 국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기업의 혁신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국가적 난제에 대해 민관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상생과 화합의 정신으로 민생경제 안정과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 혼신의 힘을 다 해주기 바란다”면서 “우리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초당적인 노력을 기울여주고, 우리 기업들이 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 등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해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여야가 경제회복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 마련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과감한 규제혁신과 세제개혁으로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면서 “특히 우리 노동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국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시대적 과제인 노동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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