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효과’ 면세 4사, 재고 2조원 밑으로…팬데믹 이후 처음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4.05 07:34  수정 2024.04.05 07:34

전년 대비 9.0% 감소, 2000억 규모

中 보따리상 수수료 줄이며 전체 매출도 감소

개별 관광객 유치, 온라인 사업 확대 등 자구책 마련

서울의 한 면세점의 화장품 코너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모습.ⓒ뉴시스

작년 국내 대기업 계열 면세 4사의 총 재고자산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2조원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면세4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말 4사의 면세품 재고는 총 1조9625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조1569억9800만원 대비 9.0% 감소한 것으로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면세4사의 재고자산은 2019년 3조원에 육박했다가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2조원을 넘었다. 그러다 작년 엔데믹 전환 이후 처음으로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관광 수요가 늘어난 데다 면세업계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상품 구매를 줄인 것이 배경이 됐다.


면세4사의 재고자산 현황.ⓒ각사 사업보고서

엔데믹 전환 이후 하늘길은 열렸지만 면세업계의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면세업계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보따리상의 구매액이 줄어든 탓이다. 중국 현지 소비 침체와 더불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면세업계가 이들에 대한 수수료를 줄인 것이 원인이 됐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업계 전체 매출은 13조7585억원으로 2022년 17조8163억원 대비 22.8%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4.7% 줄었다.


이에 업계는 동남아 지역 관광객 유치와 더불어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MZ세대 수요가 높은 주류 판매에 공을 들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1일부터 자사 온라인몰에서 프랑스 인기 패션 브랜드 ‘아미’와 ‘메종키츠네’ 판매를 시작했다. 두 브랜드는 롯데면세점이 작년 9월 명동본점에 국내 면세업계 단독으로 입점했다.


롯데면세점에서 ‘아미’와 ‘메종키츠네’의 최근 2개월 실적은 직전 동기간 대비 각각 약 40%, 약 52% 신장했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공식 수입원을 통한 판매로 정품 신뢰도를 높이고, 20~40대 고객이 선호하는 인터넷면세점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해 시중가보다 저렴하고, 더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위스키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대만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 제조사 킹카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 면세채널 상품공급 및 판로확대에 나섰다.


시내 매장에 카발란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카발란 단독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신라면세점은 2030세대 주류 마니아층 공략을 위해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알라키' 등을 수입·유통하는 메타베브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주류 제품 및 브랜드 육성·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전문화된 주류 콘텐츠 공동 기획·제작, 제휴를 통한 신규 고객 확보 및 매출 확대에 나선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12월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항공을 운영하는 캐세이그룹과 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중국 3대 항공사 중 한 곳인 남방항공과도 손을 잡았다.


대형 항공사와의 마케팅 제휴를 통해 개별 관광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여행자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쇼핑보다 체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여행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전략이다.


저가 항공사 비중이 높은 단체 여행에 비해 개별 여행객이 면세점 쇼핑 객단가가 높은 만큼 이들을 유치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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