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리츠가 매입…세제 혜택
“공급경화 반전은 한계, 향후 촉매제 역할은 기대돼”
정부가 지방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를 10년 만에 부활시켰다. 이에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이겠으나, 시장의 추세까지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봤다.
지난달 28일 정부는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에 따라 지방 미분양 물량을 CR리츠가 매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CR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고 임대로 운영하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분양 전환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공사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 미분양 누적으로 건설업 침체가 이어지자,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썼던 정책들을 정부가 다시 꺼내 든 것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운용된 CR리츠는 미분양 2200가구, 2014년 운용된 리츠는 500가구를 각각 매입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의하면 당시 미분양 사업장을 보유한 건설사는 30% 이상 손실을 볼 상황에 놓여 있었으나, CR리츠를 통해 손실 규모를 7% 내외로 줄였고 투자자는 연 6% 안팎의 이익을 거뒀다.
이번 방안으로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CR리츠에는 취득세 중과 배제로 세율을 12%에서 최대 1%까지 낮추고,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준다. 향후 미분양 상황에 따라 양도세 면제도 검토한다.
전문가들은 CR리츠를 통한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프로그램은 지방 공급과잉 우려를 낮추고 미분양 해소와 관련 사업 리스크 저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은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올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중 6만3755가구 중 지방 미분양 수치는 5만3595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지방 미분양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CR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구조조정대상 기업의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의 형태로 배분하는 회사형 부동산투자신탁”이라며 “지방 미분양 중에서도 시장 개선 효과가 나타날 만한 양질의 사업지 위주로 매입이 집중되는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도 누적되고 있어 이번 지원책이 최근의 공급경화 현상을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경제상황이 나아졌을 때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이 순적하게 진행되려면 미분양 해결, 인허가가 완료된 사업장의 착공 및 증가율 증가가 선제적으로 해결돼야 하는데 공급과 더불어 수요자들을 위한 지원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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