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은 금물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세포 입장에서도 최홍만은 ´부활포´를 쏘아 올릴 적절한 상대다.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7)이 또다시 거물급 파이터와 맞닥뜨린다.
다음달 6일 요코하마 아레나서 열리는 ´K-1 월드그랑프리 2008 결승전´이 그 무대로, 상대는 부메랑 훅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하드펀처 레이 세포(37·뉴질랜드)다.
K-1 주최사 FEG는 지난 1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홍만-레이 세포/폴 슬로윈스키-멜빈 마누프의 리저브 매치 일정을 발표했다. ´격투머신´ 세미 슐트(35·네덜란드)가 빠진 것이 다소 의외지만 흥행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최홍만에게 이번 세포전은 절호의 기회다.
최홍만은 지난 9월 서울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2008 개막전´에서 ´악동´ 바다 하리(24·모로코)에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상대가 최근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던 하리였다는 점에서 패배 자체는 큰 의미가 없지만, 경기 내용상에서 문제가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안팎의 여러 사건(?)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3라운드 종료 후 기권, 수많은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홍만 측의 기권은 부족한 훈련량과 몸 상태를 감안했을 때,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투지´와 ´열정´을 중요시하는 격투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고, 이는 최홍만에 대한 수많은 비난으로 이어진 것.
그런 점에서 세포는 최홍만에게 최상의 상대라고 할 수 있다. 이름값에서는 최고지만 현재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기 때문. 1승은 물론 화끈한 경기 내용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큰 제물인 셈이다.
세포는 지난 개막전에서 구칸 사키(24·터키)에게도 패하며 6연패라는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있다. 한때 제롬 르 밴너(36·프랑스) 등과 함께 대표적인 ´무관의 제왕´으로 꼽혔던 파이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부진에 빠진 것.
세포는 공격옵션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순간적인 타이밍 포착 능력이 뛰어난 파이터다. 궤적을 파악하기 힘든 ´부메랑 훅´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위력을 떨친 베테랑으로 루슬란 카라에프, 제롬 르 밴너 등 K-1의 쟁쟁한 강자들도 그에게 넉아웃 패배를 당한 아픔이 있다.
세포는 지난 구칸 사키전에서 신중하게 게임을 풀어갔지만, 현저하게 떨어진 스피드에 발목이 잡혔다. 아무리 동체시력이 좋아도 몸이 따라주지 못하면 별 수 없다. 열심히 손발을 뻗으며 구칸을 공략했지만 비교적 공격 패턴이 단순한 스타일에서 스탭-스피드 저하는 상대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못했다.
구칸은 스탭의 우위를 살려 철저하게 자신의 거리를 지켜나가는 패턴으로 세포에 펀치 타이밍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세포는 펀치대결에서도 밀리면서 연패사슬을 끊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세포는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노가드 로 구칸을 흔들려했지만, ´존재감을 잃은‘ 세포의 그런 움직임조차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처럼 세포의 느린 움직임은 기동력이 좋지 않은 최홍만에게 그야말로 호재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세포 입장에서도 최홍만은 ´부활포´를 쏘아 올릴 적절한 상대다.
빠른 상대가 부담스러운 것은 최홍만 뿐만 아니라 세포도 마찬가지다. 세포는 구칸 이전에도 바다 하리(24·모로코)-자빗 사메도프(27·벨로루시) 등의 스피드에 고전했다. 따라서 테크닉이 살아있는 이상 스피드 면에서 부족한 최홍만을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최적의 제물로 느낄 수도 있다.
스피드라는 부담이 없는 최홍만과 세포의 대결이 어떤 결말과 결실을 맺을까.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거물 파이터들 매치에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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