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핵심예금서 작년 6조 '썰물'…예·적금 인기 '이면'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4.02.29 06:00  수정 2024.02.29 06:00

지난해 말 잔액 59조…전년比 9%↓

금리 인하 전망에 증시로 자금 이탈도

은행 먹구름 이미지.ⓒ연합뉴스

지방은행들이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유치하는 핵심예금에서 지난해에만 6조원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이자 매력이 높았던 정기 예·적금에 자금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까지도 고금리 예·적금에 막차를 타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지방은행들의 조달비용 부담은 계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 등 5개 지방은행의 핵심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9조41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5조9579억원) 줄었다. 전분기 대비로도 0.9%(5449억원) 감소했다.


핵심예금은 은행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 여기에는 보통예금·당좌예금·저축예금 등이 포함되는데,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율이 연 0.1% 수준에 불과해 수익성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부산은행의 핵심예금이 지난해 말 기준 15조46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줄어들며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은행(18조6736억원·-12.0%) ▲전북은행(6조1683억원·-10.3%) ▲경남은행(9조8077억원·-7.1%) ▲광주은행(9조3037억원·-4.9%)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지방은행들의 핵심예금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배경에는 정기 예·적금의 높아진 금리 메리트가 자리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한 지난 2022년 말부터 은행들은 4~5%대의 고금리 예·적금으로 자금을 조달해오면서다. 최근까지도 은행들은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며 막차 수요를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신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예·적금에 자금을 예치하려는 소비자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최근 정기 예금 최고금리는 연 3.50~3.9%를 나타내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연 4%대 이자율을 보이는 예금 상품도 남아 있다. 적금 이자율은 현재 연 4~6%대 수준이다.


앞으로도 핵심예금에서의 자금 이탈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리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올해부터 글로벌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에 예치됐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6일 기준 54조6234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5584억원 증가했다. 주식 투자를 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같은 기간 17조9381억원에서 18조5370억원으로 5989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12일(18조5461억원) 이후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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