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업 발전의 원동력 ‘국립농업과학원’ [D:로그인]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4.02.13 10:51  수정 2024.02.13 10:52

농촌서 새로운 가치 만든다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 보전

경쟁력↑·미래 성장동력 확보

국립농업과학원 ⓒ데일리안 DB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농업은 기후변화, 4차 산업혁명 가속화,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 등으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거센 변화의 물결에도 흔들림 없는 농업기초기반 기술을 쌓으며 국민과 함께 환경과 사람, 미래를 위한 새로운 농업·농촌을 만들어 가는 곳이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1962년 식물환경연구소를 시작으로 농업기술연구소, 농업과학기술원 등 반세기 이상 우리나라 농업 발전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국립농업과학원 비전 ⓒ데일리안 DB

농업과학원은 현재 6부 1센터로 국가 농업·농촌 기초과학기술 연구개발(R&D)을 통해 우리 농업 경쟁력 향상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농촌 활력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농업환경부, 농업생물부, 농산물안전성부, 농업공학부, 농업생명자원부, 농식품자원부, 농업유전자원센터로 구성돼 있다.


주요업무는 지속가능한 농업환경 보전과 농촌자원 가치 창출, 농업생물자원 고부가 신소재 이용기술 개발, 농산물 안전성 확보와 병해충·잡초 종합관리기반 구축, 농작업 자동화·로봇화 및 에너지 절감 기술개발 등이다.

농업 기술개발의 메카…정책지원·현장해결
국립농업과학원 ⓒ데일리안 DB

농업과학원은 지난해 우리 농업에 큰 도움을 가져다줬다. 농촌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해 마늘과 양파 재배 전 과정을 기계화했다. 기계 성능을 향상했고 재배모델을 개발해 작년 기준 마늘·양파 밭농업 기계화율은 77%다.


이에 생산 노동력과 비용은 대폭 감소했다. 양파와 마늘 노동력은 각각 87%, 79% 줄었고, 비용은 각각 82%, 74% 감소했다.


세계최초로 농잔단위 가상과 작물재해 예측정보 사전알림 서비스도 제공했다. 전국 75개 시군에 서비스했고 40개 작목으로 확대했다. 농가 재해 위험과 정부복구지원금 경감, 잠재손실이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주로 5~6월에 발생하는 과수화상병 방제를 위한 기술도 개발했다. 화상병 방제 약제로 판매 중인 수입 미생물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박테리오파지 혼합물을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과 포식자의 합성어로, 특정 세균만 공격하는 바이러스를 뜻한다. 미국에서는 2019년부터 화상병균을 억제하는 박테리오파지를 개발해 약제로 등록하고, 농업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특히 국내 화상병 균주에 대한 방제 효과가 크고, 온도나 산도 등 외부 환경에 노출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업기술대상을 받은 기술개발도 있다. 농업과학원은 비산저감형 드론방제기를 개발해 농약이 작물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살포액은 표면적에 4배 더 전달됐고, 비산은 30% 감소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20개소 늘어난 30개소에서 보급할 계획이다.


또 가축분뇨를 이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자원화에도 나서 농업기술대상을 받았다. 가축분료로부터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과 발효조 액비 폐열을 활용한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방울토마토 일부 품종에서 발생한 ‘구토 유발’ 이슈로 소비가 부진해지자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TY올스타 품종에서 토마틴 유사 성분인 리코페로사이드C가 많이 생성됐고, 이 성분으로 인해 쓴맛이 나타나고 구토 등의 증상이 유발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소비 위축을 신속하게 해소했다는 평을 받는다.


소고기를 단기숙성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48시간 만에 3주 이상 걸렸던 건식 숙성(드라이에이징)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단시간에 건식숙성과 유사한 연육도와 풍미가 나타나는 것이 장점이다. 농업과학원은 숙성육 시당 가맹산업와와 온라인 제품화를 추진 중이다.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2023농업과학기술 성과공유대회에서 맛과 풍미를 높여주는 한우 숙성기술 시연행사가 진행 중이다. ⓒ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스마트한 농업기술…AI 활용 빅데이터 적용

올해는 스마트 농업기술 조기 상용화를 위해 나섰다. 온실이 아닌 ‘노지 스마트농업’에 대해서도 올해 생산시스템을 본격화한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전국 9개소에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지구 조성을 새롭게 추진한다. 이곳에서 농작업 자동화·로봇화 등 정밀농업의 노지 적용을 시범지구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외국산에 의존한 정식기 국산화 연구에 매진하고 현장실증을 강화할 계획이다. 밭작물 안정생산을 위한 정밀진단 및 처방장치도 개발한다. 국가 기반 농생명 빅데이터의 효율적 관리 및 대국민 활용을 강화한다. 국립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NABIC) 플랫폼 기능개선과 초고성능컴퓨터 연계로 수요자 접근성 확보할 방침이다.


탄소중립 이행에도 힘쓸 예정이다. 농업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과 논 온실가스 복합 감축 기술을 실용화할 계획이다. 또 농업분야 미세먼지 배출계수 등록 및 저감기술 실용화할 방침이다.


농촌다움 보전을 위한 농촌공간 관리체계도 구축한다. 농촌 노인 돌봄 프로그램 및 액티브시니어 치유콘텐츠를 개발한다. 융복합 적용과 시범사업 연계를 확대하는 협업체계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린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능성 소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생명공학기술에 활용할 기능성 소재 생산, 육종 후보소재를 개발한다. 산업곤충 활성화를 위한 생산체계 확립과 활용 기반 구축에도 나선다.

“실천이 없다면 아무 의미 없어…언제든 비교 우위에 서 있어야”
이승돈 농업과학원장 ⓒ국립농업과학원

이승돈 농업과학원장은 ‘실천·글로벌 마인드·인공지능(AI)’ 3가지가 올해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혁신은 별다른 것이 아니다”며 “고쳐야 할 점이 있으면 찾아서 개선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농업과학원에는 많은 혁신이 있었다”며 “올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임무 중심의 전략목표를 세우고 과제·인력·예산 운영체계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우리 원이 국내 최고 농업연구기관이라고 항상 말하지만 이것은 안에서만 통하는 평가고 조만간 국내외 다른 연구기관과 비교될 때가 올 것”이라며 “연구와 기술 개발 역량을 높여 언제든 비교 우위에 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직원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내가 하는 일이 국내는 물론 국제협력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인지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우리가 처한 상황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미래를 위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AI 서비스인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멀리 보고 준비해야 한다”며 “다 같이 준비하며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유익한 정보가 있으면 공유하고 같이 나아가는 농업과학원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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