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금값 시대’ 제철 감귤·딸기 밀어낸 수입 오렌지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2.13 07:19  수정 2024.02.13 07:19

1년 전 대비 감귤 73%, 딸기 33% 소매가 상승

할당관세 인하에 유통업체 할인까지 물가 안정 총력

오렌지, 자몽, 바나나 등 지난달 수입액 최대 3배↑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오렌지 등 수입과일이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한 정부와 유통업계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수입 과일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대형마트는 자체 할인을 더해 소비자 체감물가 인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철을 맞은 감귤, 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오렌지, 바나나 등 수입 과일 소비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8% 오르며 6개월 만에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가격은 8.0%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사과(56.8%), 귤(39.8%), 토마토(51.9%), 딸기(15.5%), 배(41.2%)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농산물이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한 정도는 0.59%포인트(p)로 나타났다.


특히 제철을 맞은 감귤, 딸기 등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 과일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오렌지, 바나나, 자몽 등 수입 과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증했다.


정부가 수입 과일에 대한 할당관세를 낮춘 데다 대형마트에서도 자체적인 할인을 적용해 가격을 낮춘 덕분이다.


같은 기간 제철인 딸기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딸기, 감귤 등 국산 제철 과일에도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했지만 예년 보다 비싼 탓에 수입 과일로 소비자들이 몰린 것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감귤(상급) 10개당 평균 소매가는 6058원으로 1년 전(3486원) 대비 7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딸기(상급) 100g 당 평균 소매가는 1774원에서 2366원으로 33.4% 상승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평년 1~2월의 경우에는 오렌지 등 수입 과일이 구색 상품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국내산 과일 가격이 워낙 상승해 수입 과일 물량을 늘린 것이 판매량 급증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렌지 등 과일 수입액 추이.ⓒ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단위 1000달러)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수입 통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2월6일까지 오렌지 수입액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9.7%, 자몽은 152.8% 급증했다. 바나나는 63.1%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작년부터 이어진 국산 과일 가격 상승 상황을 고려해, 올해 수입 과일 직소싱 비중을 기존 50% 수준에서 80% 이상으로 확대했다.


오렌지의 경우 수입량을 대폭 늘려 1월 입고 물량만 작년 대비 5배에 달한다. 2월 역시 작년 동월 대비 판매 물량을 최소 3배 이상 준비했다.


롯데마트는 산지 다변화와 직소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산 ‘B750 바나나’는 직소싱을 활용해 연중 2990원에 판매 중인데 시장점유율이 높은 필리핀 고산지 바나나 판매가와 비교해 약 70% 수준이다.


이구남 이마트 과일 바이어는 "할당관세 시행에 따라 오렌지 등 수입과일 가격이 낮아지며 과일 소비에 대한 고객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월에도 다양한 수입과일 할인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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