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등 리스크 확산에 '발목'
非은행 강화 금융그룹 행보 '주목'
보험사와 신용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들이 새 주인찾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관망 심리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다만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M&A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는 금융그룹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2금융사는 보험사 5곳, 카드사 1곳, 저축은행 3곳 등이다.
보험사의 경우 ▲KDB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등이 주인을 찾고 있으며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도 각가 매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보험사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면서 그간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하는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사들이 M&A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실제 지난해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1조원 가량의 자금 투입에 부담을 느끼고 발을 뺐다. 당시 하나금융은 “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수를 포기했다.
다만 금융권은 하나금융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계속 M&A를 고민하고 있는 만큼 동양생명 인수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하나금융외 보험사를 노리는 곳은 교보생명이 꼽힌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노리고 있어 손보사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우리금융 역시 원하는 매물이 나올 경우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보험사보다 증권사 인수를 우선으로 하고 있어 보험사 매물의 주인찾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매물로 나온 카드사와 저축은행들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카드사 중 유일하게 매물로 나온 곳은 롯데카드로, 지난 2019년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M&A시장에 등장했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4월부터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은 카드사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축은행들의 M&A도 안갯속이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은 상상인·한화·애큐온 등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주인찾기에 실패했다.
한화그룹도 지난해 7월부터 한화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업계 6위권인 애큐온저축은행도 올해부터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의 부동산PF 리스크 등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고 특히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 부실이 내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선뜻 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기업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은 6.2%로 지난해 말 3.4% 대비 2배 가까이 급등했다. 또 부실 위험도가 더 큰 브릿지론 비중도 저축은행이 가장 높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중 브릿지론 비중은 저축은행이 58%에 달하고, 캐피탈사 39%, 증권사가 33%로 뒤를 이었다.
다만 일각에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오히려 저평가된 금융사들의 M&A가 성사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원 관계자는 “부동산PF 리스크 등이 본격화 될 경우 저축은행 등 오히려 외부 지원면에서 열위한 회사들의 M&A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려는 금융지주사들의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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