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 가속화…속도 조절할 대응책 필요"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3.11.07 14:47  수정 2023.11.07 14:54

2023년 하반기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정기회의가 진행되고 있다.ⓒ한국은행

경조금 등 전통적으로 현금을 이용하던 경우에서도 현금 사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금 없는 사회'의 급속한 전환은 각종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가 지난 3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개최한 '2023년 하반기 정기회의'에서는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회의에서는 최근 국내 화폐 수급 동향, 주요국의 화폐 유통 시스템 관련 대응 사례 및 시사점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참가 기관은 한은과 한국조폐공사를 비롯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은행연합회,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의 참가자들은 현금 사용 감소 추세가 전 세계적 현상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스웨덴, 영국 등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는 '현금 없는 사회'로의 급속한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 하에 국민들의 현금 접근성 유지 및 사용 선택권 보장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분석했다.


우선 금융기관 계좌가 없거나, 비현금 지급 수단 사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소비활동 제약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한 비현금 지급 수단은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자연재해 등에 따른 대규모 정전 사태, 디지털 보안상 문제로 비현금 지급 수단 결제가 어려울 경우 국민들의 경제 활동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회의 참석자들은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주요국 정책 대응 사례 중 입법을 통한 제도화 노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예를 들면 스웨덴은 대형 상업은행의 입·출금 서비스 의무를 법제화하고, 영국에서는 영란은행에 화폐 유통 시스템 감독권을 부여하는 등 중앙은행의 권한을 강화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화폐유통시스템 개편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향후 정책 대응 방안을 모색할 때 현금 취급 업체들이 과도한 비용 부담을 짊어지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밖에도 회의에서는 최근 화폐 수급 동향 변화, 화폐 취급 업무에서의 개선 필요사항 등에 관해 논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기간 중 대규모로 발행된 고액권은 최근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상거래 목적으로 활용되는 저액권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원화의 경우 공급 부족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일부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사례도 있어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손상된 은행권 교환 기준을 악용해 은행권을 고의로 조각낸 후 이어붙인 변조권을 시중은행 창구에서 교환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협의회는 "앞으로도 참가기관 간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긴밀한 공조 체계를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화폐 유통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다각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회의에서 제시된 개선 필요사항 등을 점검하고, 화폐 유통 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정보 수집과 대응 논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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