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운용사 및 운용기관 대표 17명 거취에 관심 집중
불황 장기화·금융지주 수장 변화·사모펀드 사태 변수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박경림 KB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각 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운용기관 등 자본시장 CEO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이들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기존 대표를 연임시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올해는 증권업황의 불황 장기화 속 여러 이슈가 부각된 상황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유관기관 CEO는 총 18명에 달한다.
우선 증권사 중에서는 박정림·김정현 KB증권 대표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등 3명의 CEO의 임기가 오는 12월에 만료된다.
이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등 6명이 내년 3월 임기를 마무리 한다.
이 중에서도 주목되는 것은 최현만 회장의 연임 여부다. 최 회장은 지난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취임 이후 약 26년간 CEO를 연임했고 미래에셋증권을 증권사 최초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자기자본 10조원대로 성장시켰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라임 특혜성 환매 의혹을 받는 등 이슈도 있지만 성과 측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반면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들의 CEO 연임에는 불확실성이 감지되고 있다.
박정림 대표와 김성현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각자대표로 KB증권을 맡아 각각 자산관리(WM)부문과 투자은행(IB) 부문을 운영해왔다. 다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내달 20일 퇴임을 앞둔 만큼 핵심 계열사에 대한 CEO 세대교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표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CEO에 대한 최종 제재 결정이 남은 것도 부담이다.
NH투자증권에서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영채 사장 역시 사모펀드 사태가 변수로 언급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1년 3월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련해 정 사장에게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 제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되지만 이후 심의가 중단됐고 3년 만인 올해 재개돼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사 임원 제재 수위에서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임기를 마친 향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5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정일문 대표는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전산장애와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진 것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작년에도 공매도 규정 위반 등의 논란에도 5연임에 성공했고 정 대표 전임인 유상호 전 대표도 11번의 연임 기록을 남겼다. 다만 올해는 금융당국의 증권사 감독 강화와 시장 불확실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장기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요 자산운용사의 CEO들도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최장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내년 3월),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내년 3월),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올 12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내년 3월), 조재민·김희송 신한자산운용 사장(올 12월)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지난해 인사와 달리 올해는 증권업의 불황이 길어지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늘어났다”며 “전반적인 교체 바람이 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일부 증권사 CEO들의 연임을 단언하기가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5월 23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관기관 중에선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홍우선 코스콤 사장의 임기가 각각 오는 12월 끝난다.
거래소의 경우 이달 중 새 이사장 선임을 위한 후보자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사장은 후보자 공모와 면접, 이사회 심의·의결, 주총 등을 거쳐 선임되며 임기는 3년이다.
업계에서는 차기 수장 선임과 관련해 또 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지만 아직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 역시 정부가 인사권에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유관기관 중 하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와 코스콤 등 금융·증권 유관기관들이 수년간 관치 논란이나 낙하산 인사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외풍은 여전한 것이 현실”이라며 “수장 선임 때마다 내부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데 올해도 인선 작업에 외부의 영향이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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