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참아온 울분”…포스코노조, 파업 수순 밟는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3.10.10 16:13  수정 2023.10.10 17:37

포스코노조, 교섭 결렬 선언 후 중노위에 조정신청

포스코노조 "여전히 비합리적인 인상안 제시"

포스코노조 "파업은 최후의 수단…우리도 원치 않아"

10일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55년 동안 참았던 울분이 터집니다. 55년 동안 파업을 하지 않았다는 건 거꾸로 얘기하면 55년을 참았다는 얘기입니다.”


포스코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좀처럼 마무리되지 않는 가운데 포스코노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간 마땅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회사에 쌓인 분노가 표출한 것이다.


김성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은 11일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 현충원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후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4.4%가 되지 않는데,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인건비를 갖고 있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포스코 노사는 지난 5일 열린 임단협을 진행했지만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기본임금 16만2000원(기본급 9만2000원 포함) 인상 ▲일시금 600만원(주식 400만원·현금 150만원·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지급 ▲격주 주 4일제 도입 등을 추가로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반려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여전히 비합리적인 내용들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후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했으며, 파업권 확보 후 조합원 찬반투표에 나설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기본급과 일시금, 주4일제 도입 등을 해주겠다며 회사의 제시안에 대해 포장을 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며 “10년 동안 임금은 두 번 동결되고, 사상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설비에 대한 미래 투자만 이뤄지고 있을 뿐, 직원들에 대한 미래 투자는 하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 인건비는 투자가 아닌 비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도 당초 사측에 제시했던 기본급 13.% 인상 등에 대한 요구안을 고수하지 않고, 합리적인 수준의 절충안을 마련했으나, 사측 또한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절충안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을 여기서 밝힐 수는 없으나 합리적으로 눈높이를 낮췄다”고 강조했다.


현재 포스코 내에서는 협력사를 포함해 노조에 공감하며 응원하는 직원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조합원수는 당초 6000명대에서 11000명까지 늘어났으며,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85%가 찬성의 메시지를 던진 상태다.


김 위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조직문화에도 있다. 포스코 내 까라면 까라는 문화가 있고 밀어붙이면 된다는 문화가 있어 노조다운 노조가 그동안 없었다. 직원들도 이정도 인데 협력업체들도 똑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협력사 직원들 오히려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내부 분위기에 조합원 찬반 투표도 별 탈없이 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90%가 찬반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며 “회사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통의 창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사측이 노조가 수용할 만한 추가 제시안을 마련할 경우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단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도 회사에서 합리적으로 나온다면 소통할 의지가 있다”며 “파업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고 파업하고 싶은 위원장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파업은 마지막 단계로 우리도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는 영업이익 흑자 시 성과금 800%(직원 인당 약 25백만 원)를 별도로 매년 안정적으로 지급하고 있어 연봉 수준은 동종업계 최고 수준(2022년 공시 기준 인당 1억 800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급감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예년 대비 높은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며 “직원 평균 인상률은 5.4% 수준이며, 가장 낮은 직급인 사원급 직원들의 인상률은 약 7.2%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로도 회사는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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