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압 해저케이블 수요 증가로 '슈퍼사이클' 맞아
북미·유럽 등의 노후 전력망 교체 시즌도 맞물려
LS마린솔루션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LS마린솔루션
국내 전선업계가 해상풍력발전 등에 쓰이는 초고압 해저케이블 수요 증가로 슈퍼사이클을 맞이하고 있다. 아울러 북미·유럽 등의 노후 전력망 교체 시즌이 맞물리면서 더욱 호황기를 누리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S전선,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체들은 국내를 포함해 아시아, 중동, 북미, 유럽 등지에서 사업 수주를 연이어 따내며 성장 동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LS전선 자회사인 LS마린솔루션은 최근 대만 타이페이시에 영업 거점을 설립하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거점 설립을 계기로 약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해저 시공 사업 수주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해저 시공 업체 중 첫 해외 거점이다.
대만은 '2025 에너지 전환'을 세우고 해당 시점까지 풍력발전 설비 용량과 발전량을 각각 6938㎿, 235억㎾h까지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세운 상태다. 2025년까지 5.5 G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완공하고, 2035년까지 15GW를 추가 증설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GW급 원전 약 2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말부터 총 4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해저케이블 자재 및 시공 사업의 발주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LS전선은 지난 2018년부터 대만에서 발주한 약 1조원 규모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따낸 상태다.
LS마린솔루션 역시 LS전선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인 지난 2017년대만 서해 펑후섬(Penghu)과 본토 사이 22km 해저케이블을 시공, 해저 공사에 중요한 기후, 조류, 지질조사 등에 대한 노하우을 보유 중이다.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컨소시엄으로 케이블 사업과 시공 사업의 턴키 수주(일괄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남 '안마 해상풍력사업' 해저케이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공급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이다.
이같은 대형 수주가 가능해진 이유는 양사가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지난 8월 LS전선은 KT로부터 LS마린솔루션(전 KT서브마린)의 지분 24.3%(629만558주)를 449억원에 매입, 총 45.69%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인수 전부터 LS전선은 케이블 제조, LS마린솔루션은 시공을 담당하도록 하여 인수 직후 공동 수주가 가능하도록 했다.
LS전선과 국내 전선 업체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대한전선 역시 최근 안마해상풍력사업의 해저케이블 우선공급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가장 대규모로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7년에 건설될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해상풍력 단지 내에서 사용되는 내부망 해저케이블 공급 및 시공 일체를 맡는다. 내부망은 풍력 발전기와 발전기 사이, 발전기와 해상 변전소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로 해상풍력 단지가 대형화될수록 소요량이 늘어난다. 국내 최대 규모인만큼, 내부망 케이블 소요량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대한전선은 현재 건설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납품될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대규모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하도록 충남 당진의 고대부두 배후부지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부터 66kV급 내부망 케이블 공급이 가능하며 순차적으로 154kV 외부망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345kV 외부망과 525kV급 HVDC 해저케이블 생산 설비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서남해해상풍력단지의 R&D 사업과 실증사업에 해저케이블 납품 및 시공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이 이번 우선공급대상자 선정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중케이블과 같이 해저케이블 분야에서도 토탈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도록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전선은 지난달에도 바레인 수전력청에서 발주한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따낸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바레인 북서쪽에 위치한 알 자스라(Al Jasra) 지역에 건설되는 신규 변전소와의 연계를 위해 400kV급 지중 전력망을 구축하는 턴키(Turn-key) 사업이다.
전력망 턴키 사업은 초고압 케이블과 접속재 등 자재 일체를 공급하고 전력망 설계, 포설, 접속 및 시험까지 일괄 수행하는 방식으로, 높은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다.
대한전선의 바레인 시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그에 앞서 쿠웨이트, 카타르 등의 중동지역에서도 다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대한전선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4583억원, 영업익 417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영업익이 400억원을 넘어선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전선업의 특성상 실적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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