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용카드 모집인 자격 시험 4년 만에 부활한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3.09.01 15:17  수정 2023.09.01 15:52

코로나發 무기한 연기 '마침표'

내년부터 필기 전형 실행 재개

낮아졌던 문턱 다시 높아질 듯

전문성 끌어올려 역량 '재정비'

회사원 이미지.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단됐던 신용카드 모집인 시험이 4년 만에 부활한다. 그 동안 필기 시험이 사라지면서 자격 문턱이 대폭 낮아진 상태였지만, 앞으로는 관리가 보다 체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 모집인들이 비대면 금융에 밀려 설 자리가 좁아지던 와중, 이들의 전문성을 끌어올려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내년 1월 중 신용카드 모집인 등록시험을 재개할 계획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신용카드 모집인 시험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2월 이후 중단된 뒤 지금껏 무기한 연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카드 모집인이 되기 위한 허들은 예전에 비해 한껏 낮아진 실정이다. 원래 신용카드 모집인이 되기 위해선 일정 교육을 수강한 뒤 필기 시험에 합격해야 했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온라인 교육 수강만 마치면 자격이 부여돼 왔다.


여신금융협회는 다시 신용카드 모집인 시험을 재개함에 따라 기존에 미비했던 부분들을 보완해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응시자는 신규 등록교육을 이수하고, 이수일이 시험의 결과발표일로부터 1년 이내인 자로 제한할 방침이다.


전국 6개 지역에서 응시규모에 따라 월 1회 또는 격월로 60분간 시험을 진행하며, 시험문제는 기존 30문항에서 25문항으로 줄어든다. 관리가 어려웠던 소수점 단위의 점수체계를 없애고 문항 당 4점으로 배점을 조정했으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


다만 부정행위에 대한 조치는 완화된다. 시험에 응시하는 지원자들이 생계형 모집인임을 고려할 때 최대 1년간 시험 기회 박탈은 다소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부정행위 적발 시 행위 내용에 따라 향후 6개월 또는 1년간 응시를 제한해 왔는데, 앞으로는 해당 시험 무효화와 합격 취소가 이뤄질 전망이다.


여신금융협회는 내년 시험에 응하는 지원자들이 전업 모집인의 경우 연간 5000여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휴모집인까지 더해지면 연간 2만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휴모집인은 제휴업체와의 계약에 따라 소속 신용카드업자의 모집인으로 등록 후 해당 신용카드업자를 위해 카드를 모집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카드 모집인 수는 최근 몇 년 동안 급감해 왔다. 코로나19와 빅테크의 시장 진입으로 모바일·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되면서다.


한때 카드 모집인은 억대 연봉을 받는 등 많은 수입으로 인기를 끌면서 3만여명에 이르기도 했다. 2016년 2만2872명에 달했던 카드업계 모집인은 2020년 9117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명 선이 무너졌고, 지난해는 7678명까지 축소됐다.


한 카드 모집인은 "모집인의 신규 유입이 매년 줄고 있고, 구성원들도 50~60대가 대부분"이라며 "20년 이상 전업으로 삼고 영업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매년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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