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동료들도 ´옹박´이라 부른다"

입력 2008.09.10 08:49  수정
이종욱은 부상 때문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동료들도 옹박이라 부른다."

두산 이종욱에게 팬들이 붙여준 별명은 ´옹박´이다. 실감 나는 액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태국 영화 <옹박>의 주인공 토니자와 외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프로야구선수는 팬들이 붙여준 별명과 동료들이 부르는 별명이 다른 경우가 많다.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요즘 한창 인기를 끄는 ´빵재홍(SK 박재홍의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짓궂기도 하지만 비춰지는 모습과 실제 모습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종욱은 최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 도중 동료들도 자신을 ´옹박´이라 부른다고 밝혔다. 이종욱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처음에는 (토니자와 닮았다는 사실을) 인정 하지 않았는데 분위기를 보니 결국 인정해야겠더라. 이제는 인정한다"는 말로 ´옹박´이라는 별명을 받아들이기까지 적잖은 갈등(?)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부상 걱정 때문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칠 생각 추호도 없다"

마른 체형인 이종욱의 외모에서 출발한 별명이지만, 사실 이종욱의 플레이 스타일도 액션 영화를 연상시킨다. 이종욱은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유명하기 때문.

몸이 재산인 프로선수로서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법도 하지만 이종욱은 "어차피 내가 하는 야구 스타일이 (과감한 슬라이딩이 필요한) 도루와 같이 부상이 나오는 그런 스타일인데 다치면 내복이라 생각하고 뛴다"라며 부상 때문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허슬 플레이는 야구선수로는 체구가 작은 편인 이종욱의 특별한 경쟁력이기도 하다. 이런 열정적인 모습 때문에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4년 동안 매일 오렌지 주스를 가져다주는 팬이 있을 정도.

이종욱은 "그분은 원정 때도 오신다. 사적으로는 만나지 못하지만 정말 고맙다"며 팬들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잊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반드시 몸이 크다고 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뛰고 잡고 치는 것 가운데 하나만 뛰어나게 잘하면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덩치가 작고 힘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그것을 기회로 살려냈으면 좋겠다"라며 체구가 작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당당히 조언을 할 수 있는 이유도 자신이 바로 그 핸디캡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치게 적극적인 플레이와 과도한 액션(?)으로 가끔 상대팀 팬들의 눈총을 받기도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종욱은 "(일부러) 의식하는 건 아닌데 게임에 집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며 상대를 자극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동료 홍성흔도 최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홍성흔은 "내가 나중에 비디오로 봐도 ´오버하는´ 내 모습이 재수 없는데 상대 팬들은 오죽하겠나. 그러나 고치려고 해도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온다"라는 말로 미안함과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이종욱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을 묻는 말에 "롯데를 좀 안 만났으면 좋겠다"라며 그 이유로 "롯데는 관중이 너무 많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원정팀에 적잖은 부담을 준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전반기까지 이대형(LG)과 각축을 벌이던 도루왕 타이틀에 대해서는 "전반기 끝날 때까지만 해도 욕심을 냈는데 올림픽 이후 몸에 부상과 체력적 문제로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라며 "현재 목표는 2위를 지킨 후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SK를 상대로 이기는 것"라는 말로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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