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기업대출 부실 급증…부동산 리스크 '촉각'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3.07.12 06:00  수정 2023.07.12 06:00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

고금리에 부동산 시장 침체

자산건전성 저하 추세 지속

ⓒ게티이미지뱅크

JB금융그룹 계열사 전북은행의 기업대출에서 불거진 부실채권이 최근 1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8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리가 치솟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기업들의 대출 상환 여력이 악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충당금 적립 등 선제적 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전북은행이 기업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채권(NPL)은 7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2.2%(366억원)나 증가했다. 지난해 3월(397억원)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은행들은 대출채권 상태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구분한다. 이중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으로 사실상 떼인 돈으로 볼 수 있다.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중에서도 기업 부실채권의 증가 폭이 유독 컸다. 같은 기간 ▲DGB대구은행(2669억원·증감률 28.4%) ▲BNK부산은행(1305억원·0.46%) ▲BNK경남은행(935억원·-25.2%) ▲광주은행(372억원·-8.2%) 등과 대조적이다.


우선 지난 한 해 동안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0.50%였던 기준금리를 3.50%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전북은행은 고금리에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건설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8%(지난 1분기 말 기준)에 달할 만큼 높은 수준을 보이는 탓이다.


다른 지방은행들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비중을 살펴보면 ▲광주은행(50.0%) ▲부산은행(37.5%) ▲대구은행(28.8%) ▲경남은행(23.7%) 등으로 전북은행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들 은행은 전북은행과 달리 자산건전성을 비교적 잘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전북은행의 기업 부실채권은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건전성 저하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은 이달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2·4·5월에 이어 재차 동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높은 수준의 금리가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해 초 1.25% 수준이던 기준금리가 1년 새 3배 가까이 올랐다. 당분간 현 수준이 유지되기만 해도 부실채권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역 거점 특성상 산업기반이 미흡해 부동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도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녔다.


이에 대손충당금을 보다 보수적으로 쌓는 등 선제적 건전성 관리에 나설 필요가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부동산 대출 부실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고금리 상태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건전성은 계속 저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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