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 쌍방 위기 속 상반기 마무리
하반기 경제 반등 장담해 온 정부
경제연구기관 “섣부른 기대는 금물”
결국 미·중 양국 경제 상황이 관건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시스
올해 상반기 한국 경제 상황은 마치 ‘보릿고개’와도 같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에 수출마저 얼어붙어 고난의 시기를 지나야 했다. 기획재정부는 연초부터 ‘상반기 경제는 어렵지만 하반기는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른바 ‘상저하고’ 전망이다.
하반기 시작을 눈앞에 둔 현재 시점에 ‘상저하고’ 전망은 유효할까? 많은 전문가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복합적인 이유로 하반기 경기 또한 기대만큼 실적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진단 때문이다.
먼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4일 ‘한국 경제 덮친 수출 한파, 산업별 전망은?’이란 주제로 진행한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수출을 둘러싼 대외 여건은 당분간 크게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경련은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 감소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비교적 견조한 민간소비를 고려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1.4%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전경련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0.8% 성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격심했던 2020년 마이너스(-) 0.7% 성장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된다.
하반기 반도체 시장을 중심으로 한 불확실성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위험 요인으로 손꼽는다.
KDI는 지난달 발표한 ‘KDI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수요회복 시기와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 정도 등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23년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경제 회복이 중국 내 서비스업에 국한하고 투자 부문으로 파급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국제 곡물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주요국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하반기 경제성장을 크게 기대하기 힘든 이유는 대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분석에 따르면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는 여전히 높은 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신용위축이 경제활동 둔화를 상당 기간 이어가도록 만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리 대외 경제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 사정이 기대 이하다. KIEP는 미국 경우 견조한 고용시장과 정점을 지난 물가상승률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반면 금융권의 빡빡한 신용 여건과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정책금리를 부정적 요인으로 판단했다. 더불어 경직적인 서비스물가 수준과 부진한 투자·산업활동 등으로 하반기부터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IEP는 중국 정부 내수 활성화 정책, 지난해 낮은 성장률(3.0%) 대비 기저효과 등으로 애초 5% 내외로 설정한 경제성장 목표보다 높은 5.5%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중 갈등 장기화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고정자산투자 부진, 지방정부 부채 증가 등은 위험 요인이 많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KIEP는 “2023년 하반기 세계 경제는 ‘더딘 복원을 향한 협소한 통로’를 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금융 불안과 신용 긴축에 따른 장기침체 경로 ▲이슈별 이합집산과 글로벌 정책 공조 약화 ▲공급망 다각화와 내수 전환 과정에서 중국 리스크(위험) 등 하방 압력이 상방 요인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안정세 보이는 물가, 연말 한차례 ‘파고’ 겪을 수도[하반기 경제전망②]에서 계속됩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