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서 실종된 어린이 4명 40일만에 생환...어떻게 살아남았나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3.06.10 17:00  수정 2023.06.10 17:05

구조대가 공중서 뿌린 생존 키트로 버텨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 생존법 활용

9일(현지시간) 아마존 정글에서 무사히 발견된 아이들과 구조대원들. ⓒ연합뉴스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이후 행방불명됐던 아이 4명이 40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이에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아마존 정글에서는 지난달 1일 실종됐던 레슬리 무쿠투이(13), 솔레이니 무쿠투이(9),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4),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1) 등 4명이 발견됐다. 이들은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긴 했으나 그 외 건강에 문제는 없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구조 당국이 수색 작업 중 공중에서 떨어뜨린 생존 키트들이 아이들의 생존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키트에는 음식을 비롯한 각종 물품이 들어 있었는데, 아이들이 이를 발견해 활용한 덕에 굶주림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아이들이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 출신이라는 점도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콜롬비아 바우페스 지역의 원주민 지도자 존 모레노는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공동체에서 얻은 지식, 즉 조상의 지식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지 구조 당국은 네 아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레슬리가 열대우림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조 당국은 아이들 할머니가 후이토토족 언어로 “더 이동하지 말라”고 외치는 걸 녹음해 이를 헬기로 방송하기도 했는데, 이는 수색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 4명이 구조된 이날은 지난달 1일 소형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해 아이들이 실종된 지 40일째다. 당시 조종사를 포함한 어른 3명과 어린이 4명은 산호세델과 비아레를 향해 날고 있었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비행기가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인 솔라노 마을로 추락했다.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조종사와 성인 승객 2명 등 어른 3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들은 비행기 뒷좌석에 탑승한 덕에 추락 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추락 당시 비행기는 앞머리에서부터 땅에 처박혀 비행기 앞쪽 좌석에 앉은 성인 3명은 모두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앉았던 뒷좌석 3개 중 2개는 추락에도 불구하고 제자리에 똑바로 고정돼 있을 정도로 상태가 멀쩡해 아이들은 물리적 충격을 크게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적적으로 구조된 아이들은 모두 10일 현재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로 무사히 이송됐다. 이들은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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