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지각변동 앞두고 증권사 서비스 개편 본격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3.06.10 07:00  수정 2023.06.10 12:28

300조 시장...운용규제 완화·디폴트옵션 본격 시행

대신·삼성證 등 가입 시스템 정비·센터 신설 박차

ⓒ픽사베이

300조원대로 커진 퇴직연금 시장이 지각 변동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를 위해 운용 규제를 대폭 개선한 가운데 내달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시행까지 앞두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서비스 개편과 관련 센터 신설 등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근로자들이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내달 2일까지 각계 의견 청취를 거쳐 올해 3분기 중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 가능한 상품 범위가 확대되고 근로자가 근무 중인 회사의 계열사가 발행한 증권의 투자 가능 비중도 상향된다. 은퇴한 근로자들이 IRP에서 적립금을 연금 형태로 인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보증형 실적배당보험 도입도 계획 중이다.


이같은 운용 유연화가 추진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이 약 336조원으로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디폴트옵션이 오는 7월 12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자산 유치를 둘러싼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폴트옵션은 DC·IRP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선택한 상품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는 제도다.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시장에서 22.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디폴트옵션 시행에 따른 시장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증권사들은 거래 편의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퇴직연금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고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등 퇴직연금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대신사이보스(CYBOS)’ 내 퇴직연금 메뉴를 신설해 가입 상품을 늘리고 매매 절차도 개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톡 채널 ‘한국투자증권 챗봇’에 퇴직연금 전용 메뉴와 콘텐츠를 도입했다.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퇴직연금 관련 카테고리별 추천 상품 라인업을 확인하고 가입까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연금 상담을 지원하는 연금센터를 구축한 증권사도 있다. 삼성증권은 서울과 수원, 대구 지역 등 3곳에 연금 가입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센터를 신설하고 평균 프라이빗뱅커(PB) 경력 10년 이상의 연금 전문 인력 40여명을 배치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디폴트옵션 상품 10종 구성을 완비한 상태다. 지난해 7개 상품을 승인 받은 데 이어 지난 3월 신한자산운용과 협업한 3개 상품의 추가 승인을 획득했다.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 사업자 별로 최대 10개까지 승인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디폴트옵션 제도가 증권업계에 큰 기회를 열어준 것과 동시에 수익률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전한 경쟁 구도가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양질의 대표 상품을 제시하는 것은 금융기관인 퇴직연금 사업자의 엄중한 수탁자 의무에 해당한다”며 “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시장에서 사업자의 실질적 경쟁 우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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