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윗이 이겼다...롯데헬스케어 “디스펜서 폐기”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입력 2023.06.08 15:12  수정 2023.06.08 15:12

알고-롯데 ‘기술탈취’ 사건...알고 ‘판정승’

국회 상생협서 합의...디스펜서 사업 접는다

공정위·특허청 조사는 계속 “오명 벗겠다”

롯데헬스케어 디스펜서 '필키'(왼쪽)와 알고케어 디스펜서 '나스' ⓒ알고케어

올해 초부터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스타트업 알고케어와 대기업 롯데헬스케어의 기술탈취 논란이 ‘다윗’의 승으로 일단락됐다. 국회와 여론이 알고케어의 손을 들어주면서 롯데헬스케어가 논란이 된 디스펜서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 탈취 피해근절 민당정 협의회’에서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헬스케어와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롯데헬스케어는 관련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고 사업 협력을 위해 양사간 노력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지난 1월부터 이어져 왔던 양사의 지난한 싸움이 막을 내렸다. 양사의 분쟁은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로부터 시작됐다. 1월 열린 CES2023에서 알고케어가 자체 개발한 영양제 디스펜서 ‘나스(NaaS)'를 선보였는데 같은 행사에서 롯데헬스케어 역시 비슷한 형태, 비슷한 기능의 디스펜서 ’필키(Fillkey)‘를 발표했다. 현장에서 알고케어 측이 롯데헬스케어에 항의를 했지만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알고케어는 해당 문제를 공론화했다.


문제가 불거진 후 알고케어 측이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공정위 등에 관련 내용을 신고하면서 양사의 합의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다만 양사의 입장은 5개월간 평행선을 달렸다.


알고케어는 나스의 카트리지 등 기술적인 부분을 롯데헬스케어가 과거 투자 협의 과정에서 베껴갔다고 주장했다. 롯데헬스케어는 해당 디스펜서는 이스라엘,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스타트업에서 이미 비슷한 형태가 있기 때문에 기술 탈취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계속되는 논란에 국회가 나서면서 사건은 빠른 속도로 전개됐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의 주도로 국회 상생협의회를 진행하면서 양사는 합의점을 찾아나갔다. 이 과정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이번 결정과 같이 디스펜서 사업을 폐기 처분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롯데헬스케어의 주력 사업은 디스펜서가 아닌 플랫폼 사업인데 이번 논란이 확산되면서 곧 론칭할 플랫폼 사업에도 영향이 가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빠르게 논란을 종식시키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헬스케어의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은 오는 8월 론칭을 앞두고 있다.


한편 양사는 이번 합의와 별개로 기술 탈취와 관련된 논쟁은 계속 이어간다. 사업 전개를 위한 합의는 일궜지만 기술 탈취 여부에 대한 양사의 입장은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 중이기 때문이다. 알고케어는 이번 합의로 중기부에 대한 기술분쟁조정건은 취하했지만 공정위, 특허청 분쟁조사는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디스펜서 불출시와 별도로 당사가 보유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영업비밀을 탈취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소명해 정부기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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