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상정됐지만, 재초환법 논의 제자리걸음
전국 재건축조합, 법 계류에 집단행동 돌입
"전세사기 특별법 시급하지만, 다른 민생법안 챙겨야"
전국적으로 확산한 전세사기 피해로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의 관심이 모두 집중되면서 정부의 여타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전재연
전국적으로 확산한 전세사기 피해로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의 관심이 모두 집중되면서 정부의 여타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재초환) 개정안 역시 논의가 미뤄지면서 조합원들의 시름도 깊어진 모습이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추가 회의를 진행한다. 앞서 1일, 3일, 10일에 이어 16일까지 네 차례 법안심사소위를 진행했지만 여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또다시 논의가 불발됐다.
이 때문에 재초환 완화 방안과 관련한 논의는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관련 법 개정안은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으나 보류됐다.
재건축 조합들은 정부가 약속한 규제 완화가 늦어지는 데 대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전재연)는 재초환 법률 개정을 촉구하는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지난 18일부터 앞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국회 앞에서 관련 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이어간단 방침이다. 앞서 18일에는 전재연 소속 18개 조합,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국회를 찾아 재초환 개정안 통과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1월께 김재정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초환 개정안은 재초환 부담금이 면제되는 기준을 가구당 초과이익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데일리안DB
지난해 11월 김재정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초환 개정안은 재초환 부담금이 면제되는 기준을 가구당 초과이익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만 60세 이상 1가구 1주택 고령자는 담보 제공을 전제로 주택 처분 시점까지 부담금 납부를 유예하는 방안도 담겼다.
현재 재건축 부담금을 통보받은 단지는 전국 84개 단지 규모다. 전재연에 따르면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은 역대 최고인 7억7000만원의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았다.
강남구 대치쌍용1차의 부담금 예정액은 3억원, 도곡개포한신은 4억4800만원, 서초구 반포3주구는 4억원 수준이다. 준공 후 실제 납부해야 할 부담금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재초환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아직까지 초과이익을 실제 환수한 사례는 없다.
전재연 관계자는 "재초환법은 법 시행상 문제가 많고 재건축 진행에 있어 최대의 장애물이므로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며 "미실현된 가상의 이익에 부과해 양도세와 달리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이건 재건축으로 분양받은 새집을 팔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재건축시 기본 분담금 외 재산세, 법인세(조합), 취득세, 종부세, 양도세, 학교용지부담금, 각종 기부채납금 등을 내는데 개개인에게 수억원의 재초환 부담금까지 내라는 건 과도하다"며 "2006년 이후 17년간 한 차례도 현실에 맞게 개정된 사례가 없다. 법 폐지에 앞서 현실에 맞게 개정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다만 재건축 조합의 요구에도 재초환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여야는 사안이 시급한 만큼 전세사기 특별법을 우선 처리하기로 하고 논의를 진행 중이나, 여전히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정쟁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23일 법안심사소위에서 재초환 개정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전세사기 특별법에 또다시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는 만큼 여야가 관련 법안 처리에 비중을 더 두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면서도 "포퓰리즘에 입각해 정쟁을 계속하다 다른 민생 법안을 놓치면 엉뚱한 데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재초환은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이 대폭 늘어 사실상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조합은 재건축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정부가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관련 법 처리에도 국회가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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